수도요금-에너지..'생활밀착형' 파고 드는 블록체인

가트너 "유틸리티 분야 적용 확대 추세"
'난방열사' 화두 일었던 공과금 투명성↑
에너지 절약 초점 맞춘 암호화폐도 등장
  • 등록 2018-03-30 오후 2:00:02

    수정 2018-03-30 오후 2:00:02

한국수력원자력이 개발한 ‘영농병행 태양광 발전소’. 한국수력원자력 제공/이데일리DB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거래원장 분산저장 기술’인 블록체인이 생활 밀착형으로 더 파고 든다. 새로 주목 받는 분야는 수도 요금이나 전력 사용 같은 ‘유틸리티’ 분야다. 블록체인이 매달 나오는 생활 공과금을 더 투명하게 만들어 줄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최근 발간한 ‘블록체인은 어떻게 이종 산업에 영향을 주는가(How Blockchain Impacts Different Vertical Industries)’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유틸리티를 비롯한 주요 산업에 블록체인이 가져오는 변화를 조망했다.

난방열사 등장한 ‘핫이슈’ 해소할 대안으로

유틸리티라는 개념은 실생활에 있어 기본이 되는 물리적 인프라를 의미한다. 앞서 언급한 수도, 전기 외에 냉·난방비 등 이른바 ‘수도광열비’로 분류되는 항목이 이에 해당한다.

이 분야는 최근 들어 연료 가격 등 원가가 상승하고 절약의 중요성이 대두하면서 이용자들도 예전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특성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아파트 난방비로, 배우 김부선씨가 거주하던 아파트 난방비의 투명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난방 열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만큼 대중적으로 민감한 문제다.

해외에서는 소규모 발전사업자를 중심으로 전력 생산과 공급 에 따른 거래 관계에 대한 투명성 확보 노력이 커지고 있다. 얼마만큼의 전기를 생산해 공급하고, 이에 대한 정산 과정에 대한 신뢰성을 담보하는데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블록체인의 가장 큰 특성이 바로 투명성 강화다. 거래 원장을 참여자 사이에 분산해 저장하기 때문에, 누구 혼자 조작하기가 어렵다. 거래에 대한 신뢰성도 자연히 올라갈 수 있게 된다.

에너지 산업 고도화에 암호화폐까지 등장

가트너는 보고서에서 “에너지 산업은 갈수록 더 많은 배분과 연결이 이뤄질 것”이라며 특히 보안성이 높고 분배 작업에 적합하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가 도입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현재 에너지 업계의 주요 기업들이 다수의 블록체인 시험 적용(POC)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에너지를 사용자가 직접 생산해 일부를 판매하는 ‘프로슈머’(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생산하는 이들을 일컫는 개념) 방식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아예 에너지 거래 환경에 초점을 맞춘 암호화폐도 등장했다. 영국 맨체스터에 본사를 둔 ‘에너지마인’은 유럽에서 에너지 시장의 분권화를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를 절약하면 이를 암호화폐(에너지토큰, ETK)로 보상해주는 독특한 체계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출·퇴근시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ETK를 지급하고, 이는 다시 에너지 사용료나 전기차 충전소 결제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블록체인의 활용 폭과 사례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트너가 추산한 오는 2030년 블록체인 관련 시장 규모는 3조1000억달러(약 3301조원)다.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 한국전력이 마련한 전기차 충전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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