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회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회사 처리 문제는 정책금융기관 재편 방안이 확정되면 그 방향에 맞춰서 이뤄질 것”이라며 “정책금융을 수행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느냐가 판단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우증권은 KDB금융그룹이 정책금융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해왔다”며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을 공유하기도 하고 창조금융 관련 금융상품을 만드는데 대우증권을 활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각에서는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실제 통합하게 될 경우 산은의 재무건전성이 나빠져 KDB금융그룹이 대우증권 등 자회사를 매각해 충당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그러나 홍 회장은 KDB금융그룹이 ‘민영화’에서 ‘정책금융’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지만, 대우증권이 그동안 산업은행의 강점인 투자금융(IB)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충분한 역할을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이와 관련 “IB 노하우를 활용해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부담해 창업초기의 장래성 있는 기업을 지원할 것”이라며 “IB 업무를 활용해 창조금융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책금융 재편 방안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정책금융공사와의 통합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그는 “정책금융기관 개편과 관련해 정부 방안에 대해 전달받은 게 없다”고 전제한 뒤 “다만 정금공과 통합하면 재무구조 적자요인 발생할 수밖에 없고, BIS 비율도 1.5%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성기영 부행장은 홍 회장의 발언에 “정금공의 자산은 어차피 분리되기 전에 우리가 갖고 있던 자산”이라며 “나라 전체적으로 보면 똑같다”고 했다. BIS 비율은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정금공과 재통합에 큰 문제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STX팬오션(028670) 인수 포기 논란에 대해서는 “예비실사 결과 팬오션을 인수하면 산은 뿐 아니라 국가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됐다”며 “산은은 실사결과에 따라 팬오션 인수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법정관리를 신청한 STX팬오션의 정상화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자금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산업은행의 ‘KDB다이렉트 뱅킹’을 고객과의 신뢰를 고려해 급격히 조정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에는 테크노뱅킹 등 창조경제 구현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회사채시장 정상화 등 시장안전판 역할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