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포격도발]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현재 상황은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 "강대강 대응은 불안감만 가중 시켜"
개성공단 입주 기업 경영 악화·사업 차질 우려
  • 등록 2015-08-21 오후 2:16:08

    수정 2015-08-21 오후 2:18:09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개성공단 입주기업 및 국민 안전 생각한다면 맞대응 수위를 낮춰야 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남북한 대치 상황에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사진=개성공단기업협회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58·사진)은 21일 이데일리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지난 20일 일어난 북한의 포격 도발로 시작한 남북한의 대치 상황에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북한군은 지난 20일 오후 3시53분께 경기도 연천군 중면 지역의 야산에 14.5㎜ 고사포 한 발을 발사한 데 이어 오후 4시 12분께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MDL) 남쪽 700m 부근에 76.2㎜ 직사포로 추정되는 포탄 수발을 재차 발사했다.

이에 우리 군은 오후 5시 4분부터 155㎜ 포탄 수십 발을 북한군 직사포탄이 떨어진 지점과 상대되는 MDL 이북 500m 지점에 쏘는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정 회장은 “판단력이 낮은 젊은 지도자에 의해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는 북한은 정상적인 국가로 볼 수 없다”며 “이런 북한을 상대로 강대강(强對强)으로 대응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남아 있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큰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정 회장은 “남한에 있는 사람들도 전쟁 발생에 대해 큰 우려를 하고 있는데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오죽 하겠느냐”며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던 일이 발생해 많은 기업인들이 불안감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관계자들은 기업을 지키기 위해 개성공단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희건 개성공단기업사업협동조합 이사장(60)은 “현재 개성공단에 약 800여명의 우리 쪽 기업인들이 머무르고 있다”며 “그들은 위험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존속을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개성공단 입주 기업이 진행하고 있던 사업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판로 개척 및 홍보를 위해 오는 9월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 설립하기로 예정돼 있었던 ‘개성공단 평화누리 명품관’이 개장을 한 달 앞두고 잠정 연기됐다.

개성공단기업사업협동조합과 경기도가 함께 주관한 개성공단 평화누리 명품관에는 34개 개성공단 기업의 150 품목 제품이 전시돼 연간 600만명의 킨텍스 방문객에게 개성공단 기업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 직접 관계자 외에는 출·입경을 제한한 통일부의 정책에 경영상 타격도 예상된다. 정 회장은 “당장 공장 생산에는 차질이 없겠지만 거래처와의 납기 문제와 수주 영업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이 이사장 역시 “입주 기업 대부분이 주문자 상표 부착품(OEM) 생산 기업인 만큼 협력사들의 출입을 제한한 조치는 기업 경영에 큰 악영향이 될 수밖에 없다”며 “더욱이 해외 협력사들의 경우 전쟁에 대한 공포를 가장 큰 리스크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가 입주 기업 전체의 경영난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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