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화웨이 '저가 이미지' 탈피중..R&D 투자 ↑

통신업계 불황 불구 전년대비 25%↑ 5조원 투자
  • 등록 2013-02-26 오후 3:23:39

    수정 2013-02-26 오후 3:23:39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저가 이미지’에서 벗어나 기술선도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최근 화웨이가 통신업계 불황에도 연구개발(R&D)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화웨이가 R&D에 쓴 금액은 전년대비 25% 늘어난 47억달러(약 5조1131억원)다. 이는 에릭슨이 쓴 48억달러보다 불과 1억달러 뒤쳐지는 액수다. WSJ는 화웨이가 유럽계 통신장비업체 알카텔루슨트, 노키아지멘스보다도 훨씬 많은 액수를 R&D에 투자했다고 전했다.

스웨덴통신사 텔레2의 조아킴 혼 최고기술담당자(CTO)는 “화웨이가 단순히 제품 경쟁력만 높이고 있는 게 아니다”며 “기술력만으로도 업계 선도기업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텔레2는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사용해 유럽과 카자흐스탄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화웨이의 선전은 실적으로도 나타났다. 통신업계 불황으로 각국 통신사들이 투자를 줄여 부품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화웨이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8% 늘었다. 이익은 3분의1이 늘었다. 스마트폰 등 다른 사업 분야에서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대표적인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은 지난해 11월 10%에 종업원을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프랑스 통신장비업체 알카텔 루슨트는 해마다 수 억 유로의 손실을 보고 있다. 노키아지멘스도 25%에 이르는 직원을 줄일 계획이다.

중국업체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화웨이와 함께 중국 대표 통신장비 업체로 불리는 ZTE는 지난해 29억위안(약 5061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통신장비 시장도 감소 추세에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통신부품 시장은 전년대비 6% 감소한 773억달러(약 84조원)다. 가트너는 올해 시장이 2.3% 더 줄어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우려에도 화웨이는 자신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로날드 슬라덱 화웨이 대변인은 “단지 중국산이라고 해서 모두 저가라고 보는 것은 편견”이라며 “화웨이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올라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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