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시멘트와 레미콘 업체들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일부 시멘트 업체들은 출하를 포기하고 있으며, 일부 레미콘 공장은 재고가 바닥나 가동을 중단한 곳도 있다.
| 충북 단양의 한 시멘트공장에서 포장시멘트의 출하를 시도하다 화물연대원들에 저지를 받은 트럭이 서 있는 모습(사진=한국시멘트협회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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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충북 단양 한 시멘트공장에서는 화물연대 저지를 뚫고 포장 시멘트 출하를 시도하다가 정문을 막아선 화물연대원들의 저지에 결국 출하를 포기했다. 충청권 일부 지역에서 시멘트가 출하되고 있으나 출하 규모는 미미하다. 수도권을 포함한 대부분 지역 유통기지에서 시멘트 출하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중단됐다.
지난 8일 기준 시멘트 출하량은 1만 3660t(톤)으로 전날 1만 5500t보다 1840t 감소했다. 평상시 약 18만t을 출하하는 점을 감안하면 미출하분은 16만 6340t에 달한다. 금액으로는 155억원 수준이다. 지난 7~8일 이틀을 더한 손실 규모는 308억원에 달한다.
출하하지 못하고 재고로 쌓인 시멘트도 문제다. 한국시멘트협회 측은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출하 중단으로 생산된 물량이 계속 재고로 쌓인다면 대략 3일이 지나면 한계상황에 도달한다”며 “생산물량을 더이상 쌓아 놓을 곳이 없어 부득이 생산조정에 이를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장에서는 시멘트가 부족해 난리인데 정작 공장에서는 시멘트가 넘쳐나 생산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답답하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레미콘 업체들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수도권 일부 공장에서는 핵심 원재료인 시멘트를 제때 공급받지 못해 생산을 중단했다. 레미콘 업체 A사 관계자는 “시멘트 비축량이 많지 않아 어제와 오늘 사이에 가동을 멈춘 공장들이 꽤 있다”며 “내일이면 대부분 공장이 가동을 멈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안전운임(화물차 과속과 운전자 과로를 막기 위한 최저 운임) 일몰제 폐지와 안전운임제 확대보다 다른 속내로 인해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이들이 안전 운임 관련 내용을 요청하고 있지만 속내는 운송료 인상이 100% 관철되기를 원하고 있을 것”이라며 “현 정부 길들이기 차원에서도 민주노총이 쉽사리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상황이 장기화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