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 하다 백신·화장품까지...짝퉁 천태만상

사치품에서 소비재로 확대
한국, 위조상품 피해국 상위 10개국에 포함
  • 등록 2022-04-21 오후 1:27:32

    수정 2022-04-21 오후 1:27:32

[이데일리TV 심영주 기자] 최근 코로나19 백신과 화장품 위조 사례가 발견되는 등 이른바 ‘짝퉁’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큰 피해를 봤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에도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중구 부산세관 압수창고에서 직원들이 압수한 짝퉁 명품 의류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21일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중국에서 해상 특송화물을 통해 국내로 반입돼 판매되던 위조 명품향수와 화장품 1100여 점이 단속기관에 덜미를 잡혔다. 세관은 이달부터 중국에서 인천항으로 반입된 향수와 화장품류 특송화물에 대한 집중 단속을 실시했다.

이번에 적발된 상품은 해외 유명상표를 비롯한 국내 브랜드 향수 725점과 화장품 415점 등이다. 이 가운데 향수 416점과 화장품 320점은 이미 위조로 판명됐다. 나머지는 진품 여부를 감정 중이다.

위조상품 범위는 갈수록 확대되는 모습이다. 과거에는 명품과 사치품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화장품, 식품, 의약품 등 품목을 가리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 위조 사례도 발견됐다. 실제 무역거래 품목코드 96개류 중에 위조상품이 발견되는 품목코드 비율이 2011~2013년 77개류에서 2017~2019년 83개류로 증가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피해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에서의 제품 생산·판매 및 해외 수출 과정에서 위조상품으로 인해 발생한 매출액 감소 규모가 22조원으로 추산됐다. 매출 감소로 인해 발생한 일자리 손실은 3만1753명, 법인세 및 개별 소득세 감소액은 약 4169억원에 달했다. 다만 이 피해는 세관에 적발된 상품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소비재는 직접 먹거나 바르는 제품도 많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을 자주 이용한다는 박지은(29)씨는 “예전에 기초화장품을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한 적이 있는데 피부 트러블이 너무 심했다”며 “아무래도 이상해 후기들을 확인해 보니 중국산 짝퉁이라더라. 우리나라 제품이고 워낙 유명해서 쇼핑몰 후기는 따로 확인하지 않고 샀다가 낭패만 봤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위조상품에 대한 집중적인 단속과 국내 기업의 위조상품 유통 차단을 위한 정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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