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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22일 ‘2019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을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1.2%로, 이 가운데 민간부문의 기여도가 0.2%포인트, 정부부문의 기여도가 1.0%포인트로 나타났다. 연간으로는 2.0% 성장률 가운데 3/4인 1.5%포인트가 정부부문의 기여도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정부가 끌어올린 성장률에도, 지난해 4분기 민간과 정부소비, 설비투자가 확대된 데에 의미를 부여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물론 정부 부문의 기여도가 상당히 높아지면서 지난해 4분기 1.2%라는 수치가 나탔지만, 민간부문에서의 소비와 투자가 모두 플러스로 전환된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박양수 경제통계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GDP디플레이터(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국민소득에 영향을 주는 모든 경제활동을 반영하는 종합적 물가지수)가 지난해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마이너스로, 연간으로도 마이너스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 상황에서 명목 성장률을 추정해볼 때 1%대인 것인지 궁금하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0.4%를 나타냈는데, 이에 대한 의미를 평가해달라.
△GDI는 우리가 수출을 했을 때 더 많은 수입품을 가져올 수 있다면 실질 구매력이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컨셉에 따라 만들어진 지표다. 지난해의 경우 석유제품 등의 수입품 가격이 하락하긴 했지만 반도체 등 수출품의 가격이 더 많이 하락하면서, 구매력 차원에서 국민 소득은 덜 늘어났다고 평가할 수 있다. GDI 지표는 과거의 경우에도 세계경기가 좋지 않으면 수출 가격이 많이 하락하기 때문에 실질 경제성장률보다 낮은 경우가 종종 나타났다.
-4분기 건설투자가 전기대비, 전년대비 모두 증가로 나타났다. 정부의 SOC 투자가 증가한 영향인지 설명해달라.
-지난해 2% 성장률이 한국은행의 전망치에 부합하긴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에 대해 평가해달라.
△우선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시장의 예상보다 높은 1.2%를 기록했다. 민간부문의 성장기여도가 3분기 수준을 유지한 상황에서 정부부문의 기여도가 1%포인트까지 확대됨에 따라서 4분기 성장률이 1.2%, 연간으론 2%를 나타냈다. 이처럼 우선 정부지출의 성장기여도가 늘어난 것은, 4분기 이월예산과 불용예산을 최소화한다는 원칙에 따라 노력한 결과이다. 또 한편으로는 3분기 민간부문 성장기여도에서 대부분을 차지한 것이 순수출 기여도였다. 이것이 1.4%포인트였는데 기저효과로 4분기에는 0%포인트로 낮아졌다. 그러한 가운데에서도 민간의 소비와 투자 쪽의 기여도가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민간부문의 전체 기여도가 0.2%포인트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물론 정부부문의 기여도가 상당히 높아지면서 1.2%라는 성장률이 나타났지만 민간부문에서의 성장의 내용이 민간 소비와, 투자가 모두 플러스로 전환된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부문이라고 평가해볼 수 있다.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2% 낮아진 것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우선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무역환경이 좋지 않았고, 반도체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됐다. 또 2015~2017년 호황을 보인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2018~2019년에 조정을 거치면서 투자여건도 악화됐다. 2019년 민간부문의 성장은 상당히 둔화되는 압력을 받았다. 더 자세히 보자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성장률이 가장 낮게 추계됐다. 반도체의 경우 디램과 플레시메모리의 사이클이 동시에 악화되면서 수출이 어려운 상황으로 갔고, 건설 및 설비 투자의 조정이 겹치면서 민간 부문의 성장 활력이 악화됐다. 이에 대응해 정부는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할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보니 전체 경제 성장에서 정부지출의 기여도가 높아졌다.
구조적으로는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하기 때문에 단순히 과거와 비교하는 것은 다소 유의해야 한다. 경기 순환적인 측면에서 민간부문의 모멘텀이 약화될 때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하고, 구조적으로 잠재성장률이 낮아질때에는 성장잠재력을 강화하고 이를 높이기 위한 정책을 조화롭게 가져가야하는 것이 이슈이다. 우리 모두가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