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위험이 커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감에 주가가 단기간에 급락했지만, 재무구조 개선안 발표에도 주가는 일시적으로 반등하는 데 그치고 있는 것이다.
재무구조 개선안이 대부분 자산 매각으로, 실제 자금을 확보하는 데 시일이 걸리는 데다 대부분 그룹 계열사가 업황 불황으로 펀더멘털을 회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대한항공(003490)과 한진해운(117930)은 재무구조 개선 발표 후에도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오히려 자구 계획안 발표 직후 소폭 하락하는 모습까지 보이기도 했다. 26일에도 한진해운은 전일 대비 2.59%(170원) 내린 6400원에, 대한항공도 2.22%(650원) 내린 2만8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9월까지 3만8000원대였던 대한항공 주가는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 가능성이 제기되며 하락해 12월13일에는 2만7000원대까지 28%가 빠졌다. 이후 자구안을 발표, 3조5000억원을 확보하겠다고 했음에도 주가는 여전히 2만8000~2만9000원대에 머물러 있다.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이 더 늘어나리라는 우려 때문이다.
현대그룹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그룹이 지난 23일 현대증권 매각 등 3조3000억원 규모 자구 계획안 마련 직후 현대상선(011200)과 현대엘리베이터(017800)의 주가가 상한가까지 치솟았지만 ‘일일천하’에 그쳤다.
현대증권이 그룹이 생각한만큼 매각가치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고, 최근 인수합벙(M&A) 시장이 위축하며 자산 매각이 순조롭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탓이다.
동부그룹도 유동성 위기가 불거즌 9월부터 계열사 주가가 내리막길을 탔다. 11월 중순 자구 계획안 발표 후 동부제철(016380)과 동부건설(005960), 동부CNI(012030), 동부하이텍(000990) 등의 주가가 잠시 치솟았지만 다시 내려앉은 모습이다.
다만 26일 동부하이텍이 현대차그룹에 인수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그룹 계열사의 주가가 7~15%까지 상승했으나 인수가 가시화되지 않으면 다시 하락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안을 내놓은 것은 긍정적이지만 곧바로 재구무조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산 매각 성공, 실적 개선 등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