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전, 개구리 소년 목격자입니다"…버스 안 남성은 누구?

'보배드림' 글 "여의도 버스에서 아이 5명 목격"
"20대 남성 두 명이 감시…눈빛이 날카로웠다"
  • 등록 2022-06-08 오후 2:00:20

    수정 2022-06-08 오후 2:22:29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동일한 시간과 버스, 각기 다른 정류장, 각기 다른 제보자…제가 하는 말이 거짓말일까요?”

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엔 ‘31년 전 개구리 소년 목격자 4명 중 1명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현재 48살이며, 사건이 발생한 1991년 당시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었다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이 글로 인해 제가 노출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조용히 살고 싶은 가장”이라며 “이 글은 하늘이 뒤집어져도 사실이다. 부디 널리 퍼져서 범인을 잡는데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A씨는 해당 내용에 대해 2020년 대구경찰청 미제사건 전담팀에 제보했으며, 2010년엔 다음 ‘개구리 소년 찾기 카페’에 올렸다 강제 퇴장을 당했다고 전했다.

또 2006~2007년경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제보했고, 2000년쯤 대구경찰서에 문의해 담당자를 바꿔달라고 했지만, 연락이 오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A씨는 1991년 서울 여의도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었으며, 동작구 노량진 본동에서 거주했다면서 그 증거로 주민등록증 초본과 고등학교 졸업장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A씨는 “1991년 3월 말경 저는 3시30분~4시30분쯤 하교 후 집으로 가기 위해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인 여의나루 선착장 부근 버스정류장에서 68번 버스를 기다렸다”며 “갈아타지 않고 직행하는 버스는 68번 1대뿐이었다. 68번 버스는 여의도에서 노량진을 통해서 강남으로 가는 버스”라고 노선도를 공개했다.

당시 A씨가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때 신대방동에서 서울역까지 가는 145번 또는 76번 버스가 정차했고, 버스 밖에서 열린 창으로 내부를 들여다 본 A씨는 맨 뒷자리에 앉아 있는 아이들 5명을 보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 아이들을 “앵벌이 같았다”고 표현하며 “애들 얼굴이 며칠 동안 세수를 안 한 땟국물이 가득한 상태의 얼굴이었다. 옆에 있던 친구에게 ‘저 아이들 집 나온 거 아니야?’ ‘앵벌인가?’라고 했었다. 그 당시 앵벌이가 한참 논란이 되었던 때였다”고 회상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아이들이 앉아 있던 자리배치까지 직접 표시한 A씨는 “뒷창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가장 뚱뚱한 아이의 액션이 너무 커서 시선이 자연스럽게 보게 되었다”며 “썬텐도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인도 보도블록이 있어서 높게 잘 보였다”고 말했다.

동시에 A씨는 버스 안에 아이들 외에 20대 남성 2명이 있었다고 전하면서 “20대 중후반에 키는 170cm 중반, 마른 몸매, 스포츠 머리에 기지 바지(남자 2명이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려고 일어설 때 봤음)를 입고 있었다.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던 한 남자랑 저랑 눈이 마주쳤는데 눈빛이 날카로웠다”고 회상했다.

A씨는 개인적인 의견을 전하며 “남자 1은 온순해 보였고 남 자2의 눈매가 날카로웠다. 남자 2가 남 자1에게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라고 하는 것을 보았는데 그때 상황이 정말 이상했다. 노숙자 같은 아이들, 그들을 감시하는 남자 둘. 그렇기에 세심히 살펴봤다”고 덧붙였다.

목격 다음 날 학교에 시험이 있어 일찍 하교했던 A씨는 자택에서 낮 12시쯤 TV를 틀어 ‘생방송 개구리 소년 찾기’라는 방송을 시청했다. 그 방송에선 공교롭게도 “아이들이 사라진 지 일주일 되었다”고 보도됐고, A씨는 실종된 ‘개구리 소년’ 아이들이 자신이 버스에서 본 그 아이들이라고 확신했다.

A씨가 아이들을 목격했을 당시 버스 자리 배치도.(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깜짝 놀란 심정이었던 A씨는 “사진을 보여주는데 어제 봤던 5명의 아이들이었다”면서 “입고 있는 옷도 똑같았고 얼굴도 똑같았다. 5명 모두 똑같았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방송 이후 약 10여 건의 제보가 쏟아졌고, 대부분의 제보 내용이 A씨가 목격한 버스에 대한 제보였다. A씨가 탄 동일한 버스 이동 시간대, 각각 다른 정류장, 각각 다른 사람 3~4명의 제보가 있었기에, A씨는 ‘금방 찾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안심한 채 그 당시엔 제보를 하지 않았다.

자신이 목격한 것은 여기까지라고 말한 그는 “동일한 시간, 동일한 버스, 각기 다른 정류장, 각기 다른 제보자 4명 이상…제가 하는 말이 거짓말이겠느냐”고 반문하며 “그날 분명 아이들은 서울에 있었다. 다음날 언론에 노출되자 어느 순간 살해한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A씨가 5명의 아들을 목격한 버스와 흡사한 모양의 사진.(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그는 아이들이 145번, 또는 76번 버스를 탄 이유에 대해 “신대방동과 서울역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버스 운전기사님을 찾아야 한다. 분명 기억할 거다. 저 빼고 제보자 모두가 탑승객이었다. 그래서 어디에서 탔고, 어디에서 내렸는지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0년이 지났음에도 그 아이들만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서 온 몸에 전율이 돈다고 밝힌 A씨는 “정말 못 찾을 줄 몰랐다. 금방 찾을 줄 알았다”며 “이제 우리 네티즌들이 한번 잡아봤으면 한다. 제 미약한 진실이 범인을 잡는데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한편 개구리 소년 사건은 지난 1991년 대구에서 공휴일이라 학교를 가지 않은 동네 아이들 5명이 모여 집단 실종된 사건이다. 이들은 “도룡뇽 알을 찾겠다”며 산을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11년 만에 유골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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