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지하 비밀벙커’ 40여 년만에 시민에 공개

내년 10월 전면 개방
오는 10일부터 내달 1일까지 시민 체험…사전예약제
  • 등록 2015-10-01 오후 1:00:56

    수정 2015-10-01 오후 2:20:07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1970년대 냉전 시대의 산물인 서울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793㎡)가 40여년만에 시민에게 공개된다.

서울시는 여의도 지하벙커를 내년 10월 시민에게 전면 개방하기로 하고, 앞서 이달 1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토~일요일 8일간 선착순 사전예약제를 통해 하루 5차례씩 총 40회에 걸쳐 ‘벙커 시민 체험’을 실시한다고 1일 밝혔다. 이 비밀벙커는 지난 2005년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건립공사를 하던 중 옛 중소기업전시장 앞 도로 아래에서 발견됐다.

버스환승센터 승강장에 있는 출입구를 통해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오른편에는 VIP가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소파와 화장실, 샤워장을 갖춘 약 66㎡(20여평)의 공간이 있다. 왼편에는 기계실과 화장실, 2개의 폐쇄된 출입문 등이 있는 약 595㎡(180여평)의 공간이 있다.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 내부구조 (사진: 서울시)
서울시는 이 중 작은 방에 여의도와 비밀벙커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전시물을 설치하고 2005년 발견 당시 있었던 소파도 복원해 직접 앉아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큰 방에는 발견 당시와 올 초 서울시 안전 조치 이후를 사진으로 비교해볼 수 있도록 하고, 폐쇄된 나머지 2개 출입문 등 벙커 내부 시설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 발견 당시 나온 열쇠박스와 벙커의 두께를 가늠해볼 수 있는 50cm 코어 조각도 전시한다.

시민 체험을 원하는 시민은 홈페이지(http://safe.seoul.go.kr)를 통해 이날 오후 3시부터 23일 오후 6시까지 신청하면 된다.

한편, 이 지하벙커는 정확히 누가, 언제, 왜 만들었는지 등 관련 기록이 전혀 남아 있지 않은 상태다. 서울시는 과거의 항공사진 기록을 통해 1976년 말부터 1977년 초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벙커 위치가 국군의 날 사열식 단상이 있던 곳과 일치하는 만큼 1977년 국군의 날 행사에 대통령 경호용 비밀시설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서울시는 이 지하벙커를 2013년 시 미래유산으로 지정한 데 이어 지난 3월 현장조사를 실시, 지하공간 전체가 30cm가량 침수된 사실을 확인하고 7월 구조물 안전에 대한 정밀점검을 했다. 시는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천장 및 벽면 보수, 배수펌프와 환기시설 설치, 천장과 화장실 등에 있던 석면 철거 등의 작업을 시행했다.

서울시는 시민 아이디어와 제보 등을 받은 뒤 활용 계획을 수립하고 냉·난방시설, 소방설비 등을 갖춰 내년 10월에 전면 개방할 계획이다. 전면개방에 앞서 IFC몰 앞 보도 쪽으로 연결된 출입구 1개를 추가로 개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는 역사적인 의미와 가치가 있는 공간”이라며 “지하벙커 활용방안에 대해 시민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렴해 역사적 특징을 보존하면서도 지역적 여건을 고려한 시민공간으로 조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

2005년 발견 당시 VIP공간에 있던 소파·열쇠박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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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40여년만에 공개된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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