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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제공] 강이 정말 하나의 큰강이 되기 위해서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야 되는데 그런 의미 있는 곳이 양수리 혹은 두물머리입니다. 양수리는 하도 유명해져서 주말 외에 평일에도 사람들로 북적이는 시민들의 안식처가 되었지요. 전에는 드라이브 삼아 자가용을 타고 가야 했지만 이젠 양수역이라는 전철역까지 생기면서 정말 친근한 강변 산책 장소가 되었네요.
양수리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면서 쌓인 흙과 모래가 모이고 모여서 생긴 두물머리라는 이름을 지닌 강 가운데의 작은 섬이었다는데 지금은 이어진 여러 다리들로 옛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게 만난 양수리에서 북한강과 남한강은 비로소 한강이 되어 함께 흘러 갑니다.
양수리에 오면 저 강물처럼 북한과 남한도 하나가 되어 흘러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곤 합니다. 청평, 춘천 방향에서 흘러오는 북한강과 양평, 여주쪽의 남한강은 성격과 취향이 각각인 남매처럼 주변 풍경과 강이 주는 느낌이 다릅니다.
오늘 제가 달려간 북한강변길은 산들이 주변에 서서 든든히 감싸 주고 있고, 넓고 말끔한 강물에 수량도 풍부하여 깊고 강렬한 한강의 다른 느낌을 받게 됩니다. 높은 빌딩들과 아파트들에 갇혀 갑갑하게 살아가는 도시인들이 이 북한강변을 많이 찾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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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강변을 같이 달려갈 애마를 전철에 싣고서 중앙선 전철역인 양수역에 내립니다. 양수리에 오려면 평일이 아니고서는 늘 차량정체가 심해 오고 가며 고생을 하곤 했는데, 이제 얼마 안 있어 춘천까지도 전철길이 생긴다니 여행하기가 점점 좋아지네요.
바람과 풍경을 가로막는 높은 건물들이 없는 양수리 동네를 지나 강가의 두물머리 산책로를 따라 두물머리 맨 끝의 느티나무를 향해 걸어 봅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으면서 변하기는 했지만 북한강, 남한강 두 강물이 만나는 곳의 풍경은 들뜬 사람, 화난 사람을 차분하게 하고 연인의 사이를 더욱 깊게 해주는 매혹적인 곳입니다.
서종면, 청평 방면으로 가는 북한강변길은 드라이브 하기 좋기로 널리 알려진 차도지만 다행히 갓길에 파란줄을 그어놓고 자전거가 그려진 동그란 팻말과 함께 자전거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기존의 자동차도로 옆 갓길과 다를 것도 없지만 자전거도로라고 줄을 그어놓고 표지판까지 만들어 놓으니 신기하게 자전거 여행자의 마음도 편해지고 차량들도 위협적으로 빵빵거리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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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수심도 깊어 보이는 북한강의 장쾌한 모습과 물 위에서 보트에 매달려 달리는 수상스키 장면이 보기만 해도 시원합니다. 묵묵히 제 길을 가는 자연을 인간의 탐욕은 그냥 놔두질 않아서 북한강에는 소양강댐·화천댐·춘천댐·의암댐·청평댐 등 많은 댐들이 건설되어 강을 괴롭히기도 합니다.
쌩쌩 달려가며 북한강을 그저 눈팅만 하는 차량들을 약올리기라도 하듯 저는 강변로에 멈춰서서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을 눈에 오래 담고 싶어 한동안 마주해봅니다.
강변길을 달리다 만나는 버스 정류장에서 물을 마시며 잠시 쉬기도 하고, 작은 샛길로 연결된 낚시터 팻말을 보고 들어가서 말없이 물고기들과 사투를 벌이는 강태공들과 저수지가 만들어내는 고즈넉한 봄 풍경도 구경합니다. 북한강변은 도시인들이 좋아라 하는 게 분명한 것이 강가에 낚시터와 카페도 많고 전원주택, 별장들도 흔하게 보입니다.
그 깊이를 상상하기 어려운 짙푸른 강물의 색깔과 강물에 반사된 봄햇살이 신록의 나무잎에 반짝여 싱그럽기 그지 없습니다.
서종면에서 끝난 북한강변 자전거길이 좀 아쉽다면 서종면사무소 부근에서 동네 길따라 강변쪽으로 조그만 들어가면 서종면 강변 산책로가 비밀의 화원처럼 나타납니다. 강가의 작은 벤치에 앉으면 나무그늘 사이로 불어오는 강바람이 참 시원하고 바로 눈앞에 북한강이 찰랑찰랑 손을 흔들고 있느니 황혼녘까지 오래도록 있고픈 곳입니다. 이 산책로는 서종면을 지나면 끊겨 있지만 앞으로 계속 이어질 예정으로 제주도의 올레길처럼 북한강을 따라 사람전용길을 만들 것이라고 합니다.
북한의 금강산 부근 금강천에서 발원했다는 북한강이 저렇게 깊고 짙푸른 모습으로 오래오래 우리 곁을 힘차게 흘러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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