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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경찰은 정당한 절차였을 뿐 문제 될 소지는 없다는 입장이다.
◇엄 경위 “윗선에서 ‘허위 제보’ 의혹 묵살…수사 업무에서 배제하기도”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강남경찰서 소속 엄모 경위는 지난달 곽정기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지수대)과 이재훈 강남경찰서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진정을 냈다.
엄 경위는 지난 4월 지수대로 파견돼 경찰과 클럽 유착의혹 수사를 하던 중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광수대) 소속 염모 경위와 강남서 김모 경사가 허위 제보를 해 초동수사에 어려움을 겪게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염 경위는 전직 경찰 강모씨가 버닝썬 공동대표에게 2000만원을 받아 부하 직원인 이모씨를 통해 강남서에 전달했다는 첩보를 제보했다. 이는 김 경사가 이씨로부터 들은 내용을 염 경위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과 제보자 이씨 사이 청탁 정황을 포착한 엄 경위는 첩보가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직접 내사에 착수해 제보의 진위를 확인하려 했다. 하지만 강남경찰서장과 지능범죄수사대장이 이유 없이 막아섰다는게 엄 경위의 주장이다.
경찰 “직권남용 아냐…정당한 절차 밟은 것”
엄 경위의 주장에 대해 경찰은 정당한 절차를 밟은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6일 “경찰 수사 시스템상 특정한 첩보입수자 개인에 의해 수사가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구체적 증거의 신빙성과 첩보내용의 타당성에 대해 단계별 검토를 거쳐 수사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엄 경위를 부당하게 수사업무에서 배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경찰은 “수사부서 과·팀장들이 난색을 보여 불가피하게 민원상담관으로 발령을 냈다”고 설명했다.
“윗선 못 믿는다”…조직 내부 고발 주고받는 검경
한편 본인이 속한 조직이 ‘제 식구 감싸기’식 수사를 할 것이란 불신은 최근 경찰이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검찰은 경찰에 고발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임은정 부장검사(45·청주지검 충주지청)는 내부 자체 개혁과 처벌을 요구했지만 검찰 내부에서 묵살하고 있다며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찰 간부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그로부터 10여 일도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경찰이 조직 내 고위 간부를 검찰에 직접 내부 고발한 것이다. 한편 검찰은 엄 경위의 고발을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