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은 16일(현지 시간) 통화정책회의(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0.5%로 동결했다. 여기까지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그대로다. 그렇지만 연준은 한발 더 나갔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금리동결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고용시장은 강한 성장을 지속 중”이라면서도 “대외 리스크가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옐런의 우려를 뒷받침하듯 연준은 FOMC 발표 직후 공개된 금리 예상표(점도표)에서 연준 위원들이 올해 연말께 기준금리가 0.75~1%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두 차례 정도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작년 12월 거의 10년 만에 금리를 전격 인상했을 때만 해도 올해 적어도 4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한 연준으로서는 금리 인상 속도를 확 늦춘 것이다.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연준은 동시에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종전 2.4%에서 2.2%로 낮췄다. 내년 전망치도 2.2%에서 2.1%로 내렸다.
연준의 발표 직후 시장은 안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힘없던 주식이 반등하고 국제유가도 오름세를 탔다.
그레고리 피터스 푸르덴셜 채권펀드매니저는 “굉장히 의미 있는 재평가”라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비둘기적 분위기였는데, (연준 내부의) 생각 변화가 작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런데도 연준이 매파에서 비둘기로 돌아선 것은 향후 금리 인상을 위한 밀당(밀고당기기)의 하나일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명했다.
작년 말 연준은 전격 금리 인상과 올해 네 차례나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중국발 경기둔화와 원자재 시장의 추락 속에서 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될 수밖에 없었다. 이는 곧 달러 강세를 촉발했고, 신흥시장의 부채위기 우려가 커졌으며, 미국 수출에 악영향으로 이어졌다.
이번에 연준이 비둘기적 입장으로 돌아섰다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이런 시장의 우려는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추가 금리 인상 시기도 올해 하반기로 넘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졌다. FOMC 직전 연방기금 선물 금리에 반영된 6월 금리 인상 확률이 66%였지만 발표 직후 38%로 확 낮아졌다. 연준의 더딘 금리 인상 전망이 짙어졌다는 뜻이다.
금융시장 안정은 연준의 시름을 한껏 덜어줄 수 있고, 미국 수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WSJ는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시장과 미국 경제가 연준의 금리 인상 충격을 소화할 만큼 튼튼해지도록 터닦기 작업을 한 뒤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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