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프랑스·이탈리아서 첫 소송낸 까닭은

유럽 대표시장인데다 특허법 환경 좋아
애플 맞소송 없었던 유럽국가.."승산 있다" 판단
"초반 승기 잡겠다" 전략..韓·美 소송은 "신중 검토"
  • 등록 2011-10-05 오후 7:14:13

    수정 2011-10-05 오후 7:14:13

[이데일리 안승찬 윤종성 기자] "어떤 특허를 가지고 소송을 제기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어느 곳에서 소송을 내느냐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삼성전자(005930) 관계자는 5일 애플 아이폰4S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삼성전자가 심사숙고해 고른 첫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지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다.

유럽을 대표하는 두 시장인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통신 특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데다 관련 법도 잘 갖춰져 있는 곳이다. 법률서비스· 가처분 소송 시스템 등 법제가 잘 갖춰져 있어 빠른 소송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지난 6월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애플이 맞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다. 그만큼 애플 입장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는 국가다.

같은 유럽이지만, 독일과 네덜란드는 이미 애플의 특허침해 소송으로 갤럭시탭10.1(독일)과 갤럭시S2(네덜란드)의 판매가 막혀 있는 곳이다. 삼성전자가 맞소송했지만, 이번 아이폰4S까지 소송을 제기하면 자칫 진흙탕 싸움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첫 소송지로 선택한 것은 명분과 실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것"이라며 "프랑스와 이탈리아 소송에서 이길 경우 다른 나라의 소송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추후 가처분 소송 대상 국가를 독일 등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또 "이제 애플과의 특허전쟁은 1라운드 시작일 뿐"이라며 "휴대폰 등 핵심 사업이 보유한 특허자산에 대한 무임승차(Free Riding)를 더는 간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의 소송은 신중하게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이 있는 국내 시장이나 애플의 미국 시장에서 소송할 경우 자칫 소송이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 시장의 경우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 국내 고객들의 정서도 함께 고려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현재 애플과 소송이 진행중인 9개국에서 모두 소송이 가능하다"면서 "다만 미국과 한국에서의 아이폰4S에 대한 소송은 다른 나라의 소송 결과를 보면서 전략적으로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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