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경찰과 ‘강대강 대치’ 끝에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 마련한 합동분향소에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 마련된 자영업자 합동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조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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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는 지난 16일 오후 2시께 국회의사당역 1번 출구 맞은 편에 합동분향소를 차릴 계획이었지만, 경찰의 통제에 가로막혀 마찰을 빚었다. 자영업자들은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공간 설치까지 막느냐”며 불만을 토해냈고, 경찰은 “분향소 설치를 못 하게 한 게 아니라 2인 이상이 모여 방역 조치 때문에 저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치권의 중재로 결국 비대위 측은 설치를 시도한 지 7시간 만인 16일 오후 9시 30분이 넘어서야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 인도에 10평 규모로 간이 합동분향소를 마련할 수 있었다. 분향소에는 영정 대신 ‘근조 대한민국 소상공인·자영업자’라고 적힌 팻말을 놓았다. 경찰은 현장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했으며, 경비인력을 배치해 조문 인원을 제한했다.
전날 합동분향소 설치 소식이 알려지자 영업을 마친 자영업자들과 일반 시민들이 조문해 고인들을 애도했다. 비대위는 밤새 자영업자들과 일반 시민 100여명이 분향소를 찾았다고 밝혔다.
설치 이튿날인 17일에도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이들은 향을 피우거나 국화를 놓으며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7년째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42)씨는 “합동분향소가 설치됐다는 소식에 남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영업 마감하고 시간 내서 조문하겠다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위)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아래)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 마련된 자영업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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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도 이날 자영업자 합동분향소를 찾는 발길이 이어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유승민·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어영국 정의당 대표 등 여야 정치인들이 분향소를 찾아 고인에 대한 애도의 뜻을 전했다.
비대위는 자영업자 합동분향소를 오는 18일 오후 11시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비대위 측은 합동분향소 설치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자영업주분들의 넋을 기리고자 한다”며 “이러한 사회적 문제가 더 이상은 확산하지 않도록 모든 영업제한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