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PEF 대우건설 지분구성, 채권단 신경전 `예고`

FI 지분 38.6% 제외한 11.4% 금호 계열사서 넘길 예정
금호계열사, 지분매각규모 따라 현금확보·채무조정 유·불리
금호산업 주채권 우리은행 VS 산은 이해관계 달라
  • 등록 2010-01-04 오후 2:57:16

    수정 2010-01-04 오후 3:01:48

[이데일리 원정희기자] 산업은행 주도의 사모펀드(PEF)에 넘길 대우건설 지분 `50%+1`주 가운데 재무적투자자(FI) 지분 38.6%를 제외한 11.4%의 구성을 놓고 향후 채권금융기관간에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금호 계열사 보유지분중 11.4%를 과연 어느 계열사에서 얼마 만큼을 산은 PEF에 넘기느냐에 따라 해당 계열사의 현금유동성 확보 여부와 이에 따른 채무조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우리은행등 주요 은행별로 보면 각자 관할하고 있는 금호 계열사가 대우건설 보유지분을 많이 내놓기를 희망할 수 밖에 없어 은행간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얘기다. 

4일 금융당국과 채권단에 따르면 앞으로 대우건설을 인수할 산은PEF의 구성이 구체화되면 이곳에 넘길 FI 지분을 뺀 나머지 금호계열사 지분 11.4%를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 PEF에 넘길 대우건설 지분은 FI지분 38.6%와 금호계열사가 갖고 있는 지분 11.4%로 구성될 예정이다. 

현재 금호 계열사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은 모두 합쳐 31.55%다. ★그래프 참조 이중에서 11.4%를 추려내야 한다.
 

금융계 관계자는 "채권금융기관들이 서로 익스포져가 많은 계열사의 대우건설(047040) 지분을 더 많이 (산은PEF에) 넘기고 싶어하지 않겠냐"며 "아직은 수면 아래에 잠복해있지만 논의가 본격화되면 채권단간에 이해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산업(002990)금호타이어(073240) 등 금호그룹의 2개 계열사가 워크아웃을 신청하기로 한 상황인 만큼 이들 두곳의 현금유동성 확보는 향후 채무조정 및 여신상환 등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사안이다.

나머지 계열사인 금호석유(011780)화학이나 아시아나항공(020560)도 간신히 워크아웃에서 제외되긴 했으나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어야 한다. 한푼의 현금이 아쉬운 마당에 대우건설 지분을 가급적 많이 팔아 현금을 확보하고 싶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런 상황은 채권금융기관의 이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금호산업의 최다채권보유자이자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과 나머지 계열사인 금호석화 등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간 이해도 갈릴 수 밖에 없다.
 
우리은행 입장에선 금호산업이 갖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을 더 많이 팔아치우고 싶고, 산업은행은 금호산업 이외 계열사들의 대우건설 지분을 넘기고 싶어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가보다 높은 1만8000원에 팔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아울러 채권금융기관들은 PEF에 FI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각 채권금융기관이 PEF에 돈을 얼마나 대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산은 PEF의 자금모집 및 실행방안 등이 나온 후에 채권단 및 해당 회사 등과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많이 넘길수록 현금 유동성 확보엔 유리하고 회사들 입장에서도 보유하기 보단 팔아서 빨리 유동성을 확보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전략을 짜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채권금융기관간에 이해관계가 달라 쉽지 않은 부분"이라면서도 "합의가 원활하지 않으면 결국 각 계열사별 대우건설 지분보유 비율대로 넘기는 쪽으로 논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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