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다 팔렸어요"…7월 ‘장마 괴담’에 제습기 동났다

SK매직 신제품 제습기 판매 대란…“재고 없어”
위니아, 쿠쿠홈시스 매출 1년새 170%, 207%↑
2013년 이후 제습기 시장 위축…올해 부활 조짐
  • 등록 2023-06-13 오후 3:12:06

    수정 2023-06-13 오후 7:31:27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올 여름 ‘슈퍼 엘니뇨(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으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 현상으로 많은 비가 예고되면서 제습기 등 여름 계절가전 판매량이 급증하는 추세다. 소셜미디어(SNS)에선 7월에 단 5일을 제외하고 연일 비가 온다는 ‘장마 괴담’까지 도는 가운데, 생활 가전업체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서울 이마트 영등포점에서 소비자들이 제습기를 살펴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매직 ‘초슬림 제습기’는 물량 부족으로 판매 중단 사태를 빚고 있다. 지난 3월 출시 이후 한 차례 판매 중단이 발생한 뒤 지난 7일 판매를 재개했으나 하루 만에 준비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SK매직은 추가 물량을 확보해 오는 16일 다시 판매에 나선다.

위니아의 지난달 제습기 판매량은 1년 전과 비교해 170% 늘었다. 쿠쿠홈시스의 지난달 제습기 전체 판매량도 전년 대비 207% 증가했다. 전달과 비교하면 422% 급증한 수치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습기 시장 규모는 2013년 약 130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이어왔다. 2014년 100만대에서 2016년 절반 수준인 55만대, 2017년에는 20만대로 내려앉았다.

다만 지난해는 50만대 규모로 시장이 확대된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몇 년 새 이상기후로 습한 날씨가 계속되고 에어컨이 제습기를 대체하기 어렵단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는 긴 장마 영향으로 60만대를 가뿐히 넘길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제습기 판매량이 증가한 건 장마 대비에 나선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여름 엘니뇨가 한반도를 강타하며 잦은 폭우가 예상된다.

시장 성장 전망에 따라 업계는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매직은 올해 7년 만에 제습기 신제품을 출시했다. 위닉스도 에너지 효율 등급을 개선한 ‘뽀송 19ℓ’와 ‘뽀송 17ℓ’ 등 신제품을 선보였다.

기존 제습기에 변형을 준 제품도 속속 나오고 있다. 코웨이는 지난달 제습기와 공기청정기 기능을 모두 갖춘 ‘듀얼클린 제습공기청정기’를 선보였다. 신일전자(002700)가 이달 출시한 ‘18ℓ 상부식 제습기’는 물통이 제품 상단에 달려 물을 비울 때 허리를 숙이지 않아도 되는 게 특징이다.

업계는 제습기가 침체된 중소·중견 가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형 가전업체들이 에어컨에 제습 기능을 적용하면서 중소·중견 업체들이 내놓은 제습기는 그동안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예년과 달리 올해는 4월부터 주문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지난 봄에 이미 많은 비가 내렸고 올 여름 폭우가 예상되면서 제습기 시장이 살아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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