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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부주의 등 과실치상 혐의로 벌금 100만원에 약식 기소된 애완견 주인은 정식 재판을 청구했지만 법원도 사고의 책임을 인정해 벌금 100만원 형을 그대로 선고했다. 애완견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형사처벌과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
이 사례는 경찰교육원이 곧 발간할 ‘교통경찰, 이럴 땐 이렇게’(가칭) 책자에 실린 내용의 일부다. 저자인 이장선(49·사진) 교통학과 교수는 “애완견이 도로에 뛰어나와 이를 피하려던 차량들끼리 사고가 발생할 경우 견주를 형사입건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은평경찰서와 대전 둔산경찰서 등에서 교통경찰로 근무한 이 교수는 최근 2년 동안 현장의 교통경찰이 경찰교육원에 질의한 2000건 가운데 170건의 핵심 사례를 엄선해 300페이지에 그 해답을 담았다.
책자를 보면 위드마크 음주측정공식도 자세히 알 수 있다. 지난해 청주에서 크림빵을 사들고 귀가하다 뺑소니를 당한 사건에서 위드마크 음주측정공식 결과를 증거로 인정받지 못한 사례를 되짚으며 다양한 변수들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지난 2008년부터 교육원에서 일선 경찰들에게 수사 기법을 가르쳐 온 이 교수는 경찰청으로부터 최우수 사이버 강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국내 최초로 음주단속부터 교통사고조사, 검찰 송치 후 법원 판결에 이르기까지 쟁점 사례들을 연구한 ‘음주운전수사론’ 등 6권의 책을 내는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7월 경감으로 승진했다.
이 교수는 “지난 19대 국회에서 도로교통법이 66건이나 개정된 데다 매년 20만건이 넘는 교통사고가 경찰청에 접수되고 있다”며 “선후배·동료 경관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다시 펜을 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공무 수행 중이라 하더라도 정지선 초과·진로변경방법 위반 등은 112신고나 환자 후송 등 ‘긴급한 상황’에서만 정당성이 인정된다”며 경찰 차량 운전자들에게도 법규를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교통경찰, 이럴 땐 이렇게’ 책자 700권은 이달 말 전국의 일선 경찰서에 배포돼 교통안전·조사계에 비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