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불공정입학 의심 24건 적발···“입학취소는 불가”

대법관·검사장 자녀 등 자기소개서에 부모 신상 등 기재
교육부 ‘대학 과실 개인에 전가’ 내세워 '처벌 불가' 방침
해당 대학에도 경고·주의 조치 그쳐 ‘솜방망이’ 논란 예고
  • 등록 2016-05-02 오전 11:30:00

    수정 2016-05-02 오후 3:23:16

로스쿨 자기소개서 부모 신상 기재 예시(자료: 교육부)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교육부가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대상으로 입학전형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대법관 자녀를 포함, 총 24건의 불공정 입학 의심사례를 확인했다. 하지만 ‘대학의 과실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입학취소 등 실질적 처벌은 내리지 않기로 했다.

교육부는 2일 이 같은 내용의 ‘로스쿨 입학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올해 1월 28일까지 40일 넘게 진행했다. 전국 25개 로스쿨의 3년(2014~2016학년도)치 입학전형 결과를 집중 조사한 결과다.

자기소개서에 부모 직위 등 기재 24건 적발

조사 결과 총 24건의 불공정 입학사례가 적발됐다. 대법관 자녀를 포함, 로스쿨 입학과정에서 자기소개서에 부모·친인척의 직위 등을 기재한 사례다. 교육부는 △재직 시기를 특정하지 않은 대법관 △시의회 의원 △00청 공무원 △검사장 △00법원 판사 등을 기재한 자기소개서를 예시로 제시했다.

24건 가운데 5건은 부모의 직위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했다. 아버지가 A시 시장이라거나 아버지가 법무법인 대표란 점을 자기소개서에 명시, 이를 면접관에게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순 기재한 19건 중 8건은 해당 대학 로스쿨에서 부모의 직위 등을 기재하지 말 것을 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소개서에 이를 명시한 경우다. 대학이 정한 전형요강을 지원자가 위반한 것으로 기재된 부모·친인척의 신상으로는 법조인 5건, 시의회의원 1건, 공무원 1건 등이 적발됐다.

하지만 이진석 교육부 학술장학지원관(국장)은 “로스쿨 입학과정에서 다양한 전형요소를 활용했고 정성평가(서류심사·면접)의 속성상 자기소개서의 일부 기재사항과 합격과의 인과관계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원자가 전형요강을 위반했음에도 입학취소 등의 처벌은 어렵다는 의미다.

이진석 국장은 “지원자의 부정행위로 인정될 소지가 있다고 해도 합격취소는 신뢰보호의 원칙, 입학 취소 시 대학의 과실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문제점 등의 법적 한계로 합격취소는 어렵다는 것이 외부 법률자문의 결론”이라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이번 로스쿨 전수조사 결과 발표 전 법무법인 3곳으로부터 법률검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입학전형요강 위반했는데도 처벌 불가

이어 교육부는 로스쿨을 설치·운영하는 대학 13곳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자기소개서에 부모의 신상 등이 기재된 24건 중 기재금지가 고지됐음에도 불구, 지원자가 이를 명시한 6개 대학(경북대·부산대·인하대·제주대·충남대·한양대)에 대해서는 ‘입학전형의 공정성’을 소홀히 한 사유로 경고 조치하고 향후 로스쿨 평가에 이를 반영하기로 했다. 이어 해당 대학의 로스쿨학생 선발 책임자와 로스쿨원장에게는 경고·주의조치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부모의 신상 등에 대해 ‘기재 금지’를 고지하지 7개 대학(경희대·고려대·동아대·서울대·연세대·원광대·이화여대)에 대해서도 기관경고, 로스쿨 평가 반영, 로스쿨 원장 주의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특히 로스쿨 응시원서에 보호자의 근무처나 성명을 기재토록 한 영남대와 전남대 로스쿨에 대해서도 기관경고 처분을 내리고 로스쿨 평가에 이를 반영하기로 했다. 또 2개 로스쿨 원장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했다. 대학에 대한 행정처분은 이달 중 계고하고 다음달 중 이의신청 절차를 거쳐 최종 처분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자기소개서에 부모의 신상 등을 기재할 경우 ‘불합격 처리’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 국장은 “자기소개서 개선, 정량·정성적 평가요소 실질반영비율 공개, 서류 및 면접심사의 공정성 강화 방안 등 구체적인 로스쿨 선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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