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호 생존자, 11시간의 치열했던 사투 "서로 뺨때리며 밧줄 당겨줬다"

  • 등록 2015-09-07 오후 2:59:06

    수정 2015-09-07 오후 2:59:06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낚시어선 돌고래호 생존자들이 11시간가량 배 위에서 처절한 사투를 벌이며 버텨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부산의 낚시동아리 회원 등 21명을 태운 돌고래 호는 지난 5일 오후 7시께 추자도 인근에서 낚시를 마친 후 신양항을 출항했다.

이후 돌고래호는 오후 7시 39분께 추자도 예초리(하추자) 북동쪽 500m 해상에서 통신이 끊긴 채 사라진 후 11시간 만인 지난 6일 오전 6시 25분께 추차도 남쪽 무인도인 섬생이섬 남쪽 1.km 해상에서 발견됐지만, 21명 중 10명이 숨지고 3명만이 생존했다.

지난 6일 제주 추자도 해상에서 전복된 채 발견된 낚시어선 돌고래호(9.77t) 를 추자 부속섬인 청도에 결박해 놓은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구조된 이모씨는 “출항한 지 불과 20분도 안 됐을 때 배가 ‘쾅쾅’ 소리를 내며 옆으로 뒤집히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완전히 전복됐다”며 “잠을 자고 있던 동생들 5명 정도는 못 나온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씨는 난간을 잡고 배 위로 올라와 생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7명가량이 배에 매달려 있었으나 힘이 부치는 사람들은 한 명씩 떨어져 나가 나중에는 3명만 남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생존자 박씨는 “체온이 떨어져 정신을 잃을까봐 서로의 뺨을 때리기도 했다. 해경 함정이 멀리 지나가는 게 보일 때는 ‘살려달라’고 죽을 힘을 다해 소리쳤지만 불빛도 비추지 않고 가버려 낙담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돌고래호 생존자들은 “우리는 밧줄 한쪽을 스쿠루에 매고 다른 한쪽은 서로의 손에 묶은 채 힘이 빠져 떠내려가려 하면 밧줄을 잡아 당겨줬다”며 “그렇게 30분만 더, 1시간만 더 버텨보자며 견디고 있을 때 어선 한 척이 다가왔다”고 구조 과정을 전했다.

한편 돌고래호 승선 인원은 21명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7일 오후 현재까지 10명이 숨지고 3명이 구조됐다. 나머지 8명은 실종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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