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데 저녁은 집 앞 백화점서 먹자"…'무더위 특수' 누린 현대百 식당가

'슬세권' 점포, 여름 식당가 매출액 23%↑
"쾌적하면서도 메뉴 다양한 '가성비' 선택지 돼"
  • 등록 2024-09-11 오전 10:35:01

    수정 2024-09-11 오전 10:35:01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사상 최악의 폭염이 찾아온 올해 여름, 백화점 풍경이 달라졌다. 휴가철이 있어 전통적 비수기로 꼽혔지만 아파트 대단지를 낀 ‘집 앞 백화점’ 식당가를 중심으로 매출액이 껑충 뛰면서다.

11일 현대백화점(069960)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과 천호·미아·목동·중동·킨텍스점 등 6개 점포에서 8월1일부터 9월8일까지 식당가와 푸드코트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7% 증가했다.

이들 모두 뉴타운 등 주변에 아파트 대단지를 낀 ‘슬세권’(슬리퍼와 같은 편한 복장으로 편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권역) 점포로 매출액 증가율이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 전체 15개 점포 식당가·푸드코트의 평균(10.4%)보다도 더 높았다.

통상 여름은 휴가철 여행객이 많아 백화점에선 비수기로 꼽혔지만 올해 날씨와 물가 때문에 백화점 쇼핑 문화도 바뀌었다고 현대백화점은 분석했다. 올해 여름은 기상 관측 역사상 평균 기온이 가장 높았을 뿐 아니라 열대야도 길어지면서 시원한 실내에서 식사하려는 고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고물가·고환율 부담에 휴가 계획을 미루는 ‘늦캉스족’도 늘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고물가로 외식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백화점 식당가는 쾌적하면서도 환경과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받으며 다양하고 트렌디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보니 상대적으로 체감 물가 부담이 낮아 가성비 좋은 선택지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지역 주민 생활 방식에 맞춰 식품관을 특화 운영하고 있다. 중동점은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해 ‘텍사스 로드하우스’ ‘이탈리’ ‘호우섬’ 등을 꾸렸다. 중동점의 식품관 8월1일~9월8일 매출액과 고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5%, 33.6% 증가했는데 이는 전 점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MZ 세대가 많은 미아점에선 지난달 선보인 ‘호두과자 호두앤’과 ‘서만복 닭강정’이 인기를 끌었다.

이뿐 아니라 압구정본·천호·미아·목동·중동·킨텍스점엔 장어, 한우 등을 재료로 쓰는 프리미엄 분식 ‘가지가지’, 태국 5성급 호텔 출신 주방장이 요리하는 ‘타이리셔스’ 등 현대백화점이 단독으로 들여온 외식 브랜드가 입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역 밀착형 백화점이 가장 점포별 특색을 잘 살릴 수 있는 주요 테넌트가 식품”이라며 “식품 테넌트를 중심으로 동네 생활권에 스며드는 로컬 마케팅을 강화하고 지역민 특성에 맞는 단독 브랜드를 빠르게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중동점 푸드코트 모습. (사진=현대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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