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출액을 원화로 환산하면 약 738조원으로, 올해 우리나라 예산(607조7000억원)보다 많다. 1964년 수출 1억달러 돌파를 시작으로 1977년 100억달러, 1995년 1000억달러, 2011년 5000억달러를 잇는 66년 한국 무역사에 한 획을 그은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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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업무보고를 통해 “7000억달러+알파(α) 시대에 도전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내놨다. 외국인투자 확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중남미·중동·아프리카 등 신흥시장과의 FTA를 발판삼아서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이제 새로운 도전에 당당히 맞서며 수출 7000억 달러 시대로 나가야할 때”라며 “무역기반을 더욱 튼튼히 확충하며 신성장동력 창출에 전력을 기울여 달라”고 독려했다.
하지만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다.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구도는 고착화됐고, 보호무역 확산, 기술패권, 탄소 중립, 디지털 전환 등의 이슈로 글로벌 통상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촉발한 코로나19 재확산세는 전 세계를 강타하고, 요소수 품귀 사태로 대변되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등이 우리를 괴롭힌다. 한국은행은 올해 수출 증가율이 1.1%에 그칠 것으로 봤다.
나라 밖 통상 환경도 첩첩산중이지만, 정작 그 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나라 안의 각종 반기업적 규제, 제도라는 얘기다. 높은 법인세율,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의 고충만 해결돼도 전세계를 무대로 겨뤄볼 만하다는 우리 수출 기업들의 호소를 허투루 들어선 안 된다. 아직은 아득해 보이는 ‘수출 7000억달러 시대’를 앞당기는 열쇠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