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딜레마' 빠진 통합당, 외연확장 시험대 올랐다

광화문 집회 후 통합당 지지율 하락세
김종인 "지지율 오르고 내리는 것…코로나19 쟁점 말라"
與, 전광훈·통합당 엮어 싸잡아 비판 맹공
통합당, 과거 전 목사와 연대 발목 잡혀
  • 등록 2020-08-21 오후 1:23:21

    수정 2020-08-21 오후 1:23:21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미래통합당이 외연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전광훈 목사와의 과거 인연이 통합당의 행보에 암초로 작용하고 있는 것. 통합당은 전 목사와 선을 그으며 수습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 이후 펼친 중도층 흡수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통합당 지지유 하락 전환…김종인 “개의치 않아…코로나19 쟁점 말아야”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시도당 위원장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지금 코로나 사태가 생기면 일반 국민들 심리가 자연적으로 정부에 의존할수밖에 없게 돼 있다”며 “지지율 변동 일어나는건데 그 자체에 대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18~20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 33%보다 6%포인트 상승한 39%를 기록했다. 미래통합당은 지난주 27%에서 4%포인트 하락한 23%로 나타났다.

지난 15일 이후 20일까지 8·15 광화문 집회와 관련한 논평을 7차례 냈다. 광화문 집회와 통합당을 엮지 말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광화문 집회와 관련해 통합당의 책임론을 주장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19가 전국 유행의 문턱에 와 있으며 이번 감염 폭발은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극우 단체에서 시작해 광화문집회를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했다”며 “광화문 집회의 책임을 부인하는 통합당과 보수언론, 일부 교회의 행동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통합당·광화문집회 연결고리 ‘전광훈’…당 일각 결별 요구

통합당과 광화문 집회의 연결고리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다. 지난해 황교안 전 대표 시절 통합당은 전 목사 등이 주도한 광화문 일대 보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석했다. 작년 10월에는 황 전 대표가 전 목사가 대표로 있는 ‘문재인 하야 범국민 투쟁본부’가 주최한 집회에 참석해 태극기를 흔드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이런 탓에 여당에서는 광화문 집회와 통합당을 연결짓고 있다.

광화문 집회와 관련해 통합당의 스탠스는 점차 바뀌었다. 통합당은 광화문 집회 직후인 16일 “메시지를 새겨 들어야 한다”며 집회를 두둔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광화문 집회는 두 가지 차원에서 달리 봐야 한다”며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폭우가 쏟아지는 데도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 정권에 반대하고 비판한 메시지는 또 달리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악수가 됐다. 김 위원장 체제 이후 핵심 공략 대상인 중도층들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다급해진 통합당은 집회를 비판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주 대표는 20일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광화문 집회에 대해 “하지 말았어야 할 행사”라고 톤을 높였다.

당 일각에서는 극우세력과 결별 선언을 주장하고 있다. 하태경 통합당 의원은 이날 “보수의 인적 풀도 이제는 교체되어야 한다. 코로나 국면에 좌우, 여야 따지는 낡은 이념세력은 이제 청산되어야 한다”며 “썩은 피 내보내고 새 피를 수혈해야 보수도 더 건강해지고 우리 사회도 더 건강해진다”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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