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스마트폰 ‘권불십년(權不十年)?’

  • 등록 2016-10-05 오전 11:09:00

    수정 2016-10-05 오전 11:09:00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기일을 하루 앞둔 4일. 세계 시가총액 1등 기업 구글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창사 최초로 직접 만든 스마트폰 ‘픽셀’을 선보였다. 5인치 크기 픽셀의 가격은 649달러(32기가바이트 기준). ‘아이폰7’의 가격과 뒷자리까리 맞추며 애플을 정면 겨냥했다. 세계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한 구글이지만, 타사와 협업한 ‘레퍼런스폰’ 외에는 스마트폰을 직접 만들지는 않았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삼성과 애플이라는 양강 체제가 아직 굳건하지만 두 회사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새로운 도전자들은 계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005930)는 ‘역사상 최고의 안드로이드폰’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갤럭시노트7’의 리콜 사태로 체면을 구겼다. 빠른 결정을 통해 사태를 비교적 잘 수습했다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번 일로 손상을 입은 세계 판매 1위 브랜드 가치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애플은 최근 ‘아이폰7’을 공개했지만 전작보다 첫주 판매량이 25% 감소했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반응이 예전만 못하다. 특히 ‘아이폰7’에서 이어폰 단자를 없앤 것이 애플 이용자들에게조차 악평을 받고 있다. 이번 조치가 ‘혁신을 위한 용기’인지, 부가 액세서리 시장 창출을 위한 꼼수인지에 따라 애플의 행보가 좌우될 것이다.

IT의 역사를 보면 혁신과 최적의 가치판단이 기업의 명운을 좌우했다. 레노버는 2005년 IBM의 PC 사업을 넘겨받고 1위에 올랐지만 그러나 이후 인수한 모토로라 모바일이 힘을 못 쓰며 올해 7년 만에 적자를 봤다. IBM은 PC 매각 이후 서버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인공지능·클라우드 기업으로 변신, 여전히 IT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바로 애플과 삼성부터 새 시장을 개척하고 기존 질서에 도전해 1위를 꿰찬 장본인이다.

안정된 품질 유지, 새로운 혁신과 함께 최적의 경영판단을 하지 않는 기업이 도태된다는 것은 자명한 이야기다. 요동치고 있는 2016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훗날 IT의 역사에서 어떤 변곡점으로 기록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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