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이베이` 맞닥드린 11번가, 버텨낼까

  • 등록 2009-04-16 오후 5:47:41

    수정 2009-04-16 오후 5:47:41

[이데일리 유용무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미국 이베이(eBay)가 국내 오픈마켓 1위·2위 업체인 G마켓과 옥션을 차례로 삼키면서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의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유일한 경쟁자로 남게된 토종브랜드 `11번가(SK 커머스플래닛)`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기사☞ 이베이, G마켓 인수..상반기내 완료(종합)

일단, 이번 이베이의 G마켓 인수는 11번가에겐 `악재`란 평가가 많다. 11번가 내부에서조차 `이베이의 G마켓 인수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판단했을 정도로, 파괴력이 가공할만하다.

이로 인해 11번가는 향후 사업운용에 `악전고투(惡戰苦鬪)`가 예상된다. 덩치가 10배 이상인 두 회사를 동시에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올해 사업은 물론, 향후 사업 운용의 틀 자체를 새로 짜야하는 딜레마에도 빠졌다.

지난해 SK텔레콤(017670)의 든든한 지원사격을 받으며 출발한 11번가지만, 그 성적표는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가가 주류다. 지난해 거래액은 3000억원대 후반, 시장점유율은 7%대 머물러 있다.

최근 들어 방송 광고와 110% 보상제와 같은 신뢰 마케팅으로 일부 효과를 보고 있다지만, `빅2`와의 격차는 쉽사리 좁혀들지 않고 있다. G마켓과 옥션의 거래액은 지난해 7조원이 넘고, 점유율은 90%에 육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업계 안팎에선 수백억원의 자금을 들여 오픈마켓 사업에 진출한 SK텔레콤의 업계 1위 꿈이 사실상 물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일부에선 엠플(CJ홈쇼핑)·GSe스토어(GS홈쇼핑) 등과 같은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극단적인 전망도 나온다.

오픈마켓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자체가 `빅2`에 쏠려있어 전세 역전이 쉽지 않은데다, `거함` 이베이를 대적할만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 그 이유로 꼽힌다.

게다가 `상황 반전 카드`로 기대를 모았던 분사(分社) 가능성마저 요원해지면서 11번가의 사업계획 및 중장기 전략 마련도 원점으로 돌아간 모습이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11번가 분사 가능성에 대해 "분사보다는 내부 경쟁력을 키우라는 주문을 했다"고 밝혔다. 당분간 분사할 계획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런 외부 전망과 달리 정작 당사자인 11번가 측은 담담한 표정이다. `이베이發 악재`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선균 11번가 전략실장은 "인수 시너지가 예상대로 나올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것"이라며 섣부른 예단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향후 옥션과 G마켓이 어떤 전략을 구사할지는 모르겠지만, 꼭 부정적으로 볼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면서 "오히려 우리입장에선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 실장은 특히 "토종기업에 대한 메리트도 분명 있을 것"이라면서 "그간 전개해온 차별화된 신뢰마케팅과 모기업 SK텔레콤을 활용한 카드를 적절히 활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11번가 측은 올해 1조원대의 거래액을 달성, 점유율을 10%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외국계 온라인 공룡` 이베이를 맞닥드린 `토종` 11번가가 어떤 혜안(慧眼)을 발휘해 버텨낼지 향후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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