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국감]마사회 모바일 마권구매 앱 '마이카드' 사행성 부추겨

마이카드, 경마장 및 장외발매소 모바일 마권발매 시스템
작년 배팅건수 1위 29만건, 구매액 1위 2억5천만원 배팅
박완주 의원 "도박중독 유발 효과 정밀진단 필요"
  • 등록 2018-10-19 오전 10:54:20

    수정 2018-10-19 오전 10:54:20

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한국마사회 등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한국마사회가 경마 고액배팅 근절을 명분으로 도입한 경마장 및 장외발매소 내 모바일 마권발매 어플리케이션인 ‘마이카드’가 오히려 사행성을 부추기는 역효과를 불러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마이카드가 마권발매에 보다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이용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고, 배팅건수와 베팅금액도 급증해서다. 모바일 마권발매 어플리케이션의 도박중독 유발 효과에 대한 정밀진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 충남 천안을)이 한국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 ‘마이카드 이용 마권구자매 현황’을 구매횟수와 금액을 기준으로 1위부터 100위까지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마이카드를 이용해 가장 많이 마권을 구입한 자의 배팅건수는 무려 29만3389건에 달했다. 이는 해당 이용자가 2017년에 진행된 총 경주 숫자인 2733건에 모두 참여했다고 가정했을 경우, 경주 1회당 배팅횟수가 107건에 해당되는 수치다.

지난해 금액 기준으로 가장 많은 액수를 배팅한 사람은 총 2억5229만원을 배팅했다. 지난해 마사회에서 벌어졌던 거의 모든 경주에 10만원씩을 배팅할 경우에 해당하는 액수다. 극단적으로 이야기 하면 경마가 열리는 금·토·일에는 경마장이나 장외발매소에 빠짐없이 출근해 하루에 벌어지는 17개의 전 게임에 배팅을 해야 하는 것이다. 2억원 이상을 배팅한 사람이 18명이었고, 상위 100위도 1억5,918만원을 배팅했다.

한국마사회가 마이카드 제도를 도입하기 전에는 마권구매시 본인확인 절차가 없기 때문에, 마권구매 행태에 대한 구체적인 현황 파악이 어려웠다. 그러나 마이카드는 회원가입과 본인확인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개인별 구매횟수와 구매금액에 대한 분석이 가능한 상황이다.

마이카드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의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에 따른 건전화 정책의 일환으로, 과도한 구매행위를 방지하고 구매상한을 준수하기 위해 지난 2014년 8월부터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의 형태로 시작됐다. 사감위는 10만원 구매상한선이 지켜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마사회가 마이카드 이용률을 제고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제공
그러나 사감위와 한국마사회의 도입취지와 달리, 경마 배팅 이용자에게는 보다 쉽게 배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꼴이 됐다. 기존처럼 마권구매를 위해 줄을 서거나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도 자신의 핸드폰에서 간편하게 배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마이카드 회원수와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2014년 8월 총 5만2373명이던 회원수는 올해 9월 기준 28만469명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3년간 매출실적을 보면 2015년 2901억원에서 2016년 9546억원을 거쳐 작년에는 1조4668억원으로 급증했다. 3년 사이 5배나 증가한 것이다.

1인당 평균 구매 횟수도 2014년 272건에서 2017년에 730건으로 2.7배 증가했다.

마이카드 가입자 1인의 연간 평균 구매액은 일반 마권구매자의 10배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마권구매자의 1인당 평균 구매액수는 60만3000원이다. 지난해 마이카드 가입자의 평균 구매금액은 641만원이다. 2014년 334만원에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마이카드 가입자의 중독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경마장, 장외발매소를 방문한 횟수의 증가 추세를 보면 더욱 커진다. 100회 이상 경마장 및 장외발매소를 방문한 가입자는 2016년 2535명에서 2017년 7352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고 가입자 비중으로 보면 2.2%에서 5.4%로 2배 이상 늘었다.

사감위가 발표한 우리나라 도박중독 유병률은 2016년 기준으로 5.1%이고 이는 영국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박완주 의원은 “사행성 요소가 큰 게임이나 산업에는 가능한 접근성을 제한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연간 29만 건을 배팅하고 2억5000만원이 넘는 액수를 배팅하는 마이카드 구매실태를 볼 때, 마권구매의 편리성 강화가 경마중독으로 이어져서는 결코 안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모바일 배팅 시스템이 도입 취지와는 다르게 투명성을 가장한 사행조장 프로그램이라는 역기능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밀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완주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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