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호 제약協 회장 "정부 약가인하, 제약산업 생존 위협"

제약산업 오픈하우스 행사서 기자 간담회
"약가인하로 R&D 재원 마련 차질..제약산업 배려정책 절실"
"실거래가 조사 약가인하 1년 유예" 건의
  • 등록 2015-07-29 오후 1:52:18

    수정 2015-07-29 오후 2:49:42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은 29일 “정부의 지속적인 약가인하 정책이 제약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이 회장은 충북 음성에 소재한 한독의약박물관에서 열린 한국 제약산업 오픈하우스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건강보험 재정만을 위한 약가인하는 안된다”며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에 대해 성토했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장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실거래 가격 조사를 토대로 가격을 토대로.내년 3월 5083개 품목의 약가를 평균 2.10%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약가인하로 연간 2077억원의 건강보험 재정 절감 감소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복지부는 추정했다. 지난해 약을 싸게 구입하는 의료기관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시장형실거래가의 시행으로 큰 폭의 약가인하 요인이 발생했다.

이 회장은 “보험재정 안정화를 위해 정부의 약가 조정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보험재정도 중요하지만 제약산업을 배려하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보험재정 절감 정책이 지나치게 약가인하에 편중돼 제약사들의 경쟁력을 위축시킨다는 주장이다. 지속적인 약가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연구개발(R&D) 재원 마련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제약업계에 팽배하다.

보건당국은 실거래가 조사에 따른 약가인하 뿐 아니라 사용량약가연동제 등 다양한 사후 약가관리제도를 통해 보험약가를 깎고 있다.

특히 필수의약품도 약가인하에 노출되면서 공급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필수의약품이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적정 가격을 책정하고 보상해주는 제도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로 지난 6월부터 2달 동안 국내 제약업계의 손실이 2500억~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실거래가 조사에 따른 약가인하를 1년 유예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철준 한독(002390) 사장도 “올 상반기 100% 달성하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었는데 메르스 때문에 목표 달성을 못했다”면서 “원가가 약가보다 높아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이 회장은 매년 실거래가를 조사해 약가를 깎는 것보다 2년에 한 번 약가조사를 진행하거나 공급과정에서 가격이 보장될 수 있는 입찰방법을 도입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 회장은 “한국 제약산업이 의약품 공급 능력을 유지하고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약가제도를 운영해야 한다”면서 “제약산업이 생존을 유지하는 선까지 약가를 인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편 제약협회는 창립 7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국내 우수제약시설을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제약산업 오픈하우스 행사를 오는 10월까지 개최한다. 이날 한독을 시작으로 19개 제약사의 공장, 연구소 등을 방문하는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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