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원전에 달렸나

우리나라 전체 전력 생산 30% 원전에 의존..신재생에너지 비중 2.3%
수명 연장한 고리1호기 가동률 51% 월성1호기 재가동 여부 미지수
  • 등록 2013-04-22 오후 4:45:56

    수정 2013-04-22 오후 4:47:20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원자력은 우리나라 전기생산량의 29.6%를 책임지는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특히 저렴한 전력을 만드는 데는 원전만한 게 없다. 원전 1개에서 만들 수 있는 전기는 100킬로와트(㎾)로 50만킬로와트급 화력발전소 2곳에서 생산하는 것과 같다. 신고리 2호기의 연간 발전량(79억kwh)은 부산에서 소비하는 연간 전력량의 약 40%, 울산에서 소비하는 연간 전력량의 약 30%에 해당한다.

영광원자력발전소 앞에서 ‘영광원전 가동중지 및 안전성 확보를 위한 범국민 결의대회’가 열려 참가자들이 원전을 상징하는 허수아비를 불태우며 가동중지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잦은 고장으로 원전 안전 불신은 높다. 22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따르면 1978년부터 최근까지 신고 접수된 원전 고장은 670건이나 된다. 한해 평균 19건의 고장이 나고 있는 셈이다. 원전고장은 노후화된 원전과 신설 원전 모두에서 나타나고 있다. 2년 전 상업운전을 시작한 신월성1호기는 벌써 3번째 고장이 접수됐다.

현재 원전 23개 중 7개가 운행 정지 중이다. 고리1호기와 신고리1호기, 울진2호기, 울진4호기, 영광3호기 등 5대는 정비를 위해 정지됐고 고리4호기는 이상 징후가 발견돼 점검을 마친지 보름도 안 돼 재점검만 2번째다.

월성1호기는 수명 30년을 꽉 채워 계속운전 대기 상태다. 정부는 새 원전 부지확보나 건설 비용 대비 수명을 연장해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며 수명 연장을 고려해왔다. 주민과 시민단체의 극렬한 반발에 부딪히자, 박근혜 대통령은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쳐 수명연장 여부를 결정하되, 시민단체가 심사 과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계속운전 여부를 심사 중인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는 “2012년 11월20일에 설계수명이 끝나 정지해둔 상태”라며 “본심사가 진행 중이라 종료 시점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월성1호기의 올 여름 가동 여부는 전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정상운행 중인 원전도 최고 출력을 낼 수 없다는 점도 악재다. 정상 운전에 들어가는 영광2호기는 증기 발생기 세관에 260개의 실금이 난 곳을 임시방편으로 막음 처리한 부분이 법적 허용치(5%)에 곧 도달할 것으로 보여 100% 운행에 제동이 걸렸다.

원전의 총체적 난국은 여름철 전력 수급 전망까지 어둡게 하고 있다. 기상청은 올 여름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했다. 냉방기 수요 상승이 예측되는 만큼 전력 생산량도 늘려야 하지만, 원전의 각종 악재로 예년처럼 원전을 통한 전력생산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원전 의존율을 낮추는 등의 전력공급원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원욱 국회 산업위 의원(민주통합당)은 “미래 세대를 위해 그리고 환경오염으로 점점 병들어가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신재생에너지는 반드시 활성화되야 한다”며 “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계속 늘리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정치적인 입김과 영향에 의해 꺾이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핵에너지교수모임의 이원영 수원대 국토미래연구소장은 “원전 사용을 차츰 줄여가면서 자연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며 “(신재생에너지의)시설비가 많이 들어서 그렇지 설치하고 나면 에너지를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 관련기사 ◀ ☞ 해마다 반복되는 전력난 대비책은 ☞ 전문가들 "올해도 전력난 피하기 어려울 것" ☞ 올여름 '블랙아웃'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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