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은 그런 곳 아니다”…‘물뽕’ 신고에도 버닝썬 감싼 경찰

  • 등록 2019-03-28 오전 10:14:33

    수정 2019-03-28 오전 10:14:33

(사진=SBS 뉴스 화면 캡처)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클럽 버닝썬과 경찰과의 유착관계를 의심할 만한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27일 SBS는 버닝썬에서 샴페인 한 잔에 기억을 잃은 뒤 눈을 떠보니 폭행 가해자가 돼 있던 여성의 사건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버닝썬에 놀러 갔던 여성 A씨는 클럽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돼 중국인 남성에게서 샴페인 한 잔을 받았고 몇 모금 마신 뒤 기억을 잃었다. 눈을 떠보니 강남 경찰서였고, A씨는 클럽 MD를 폭행했다며 현행범으로 체포된 상태였다.

A씨는 SBS에 “제 주량이 한 병 반에서 두 병인데 뭔가 이상했다”면서 “CCTV에 제가 사람을 밀치고 이런 영상이 있다더라. 계속 피해자(클럽MD)한테 무릎 꿇고 빌어도 모자랄 판이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A씨는 “제 온몸에 사람을 꽉 잡으면 생기는 멍 같은 것이 들어 있었다”면서 성폭력 피해가 의심되는 상황이었지만, 당시 너무 당황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딸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는 소식에 A씨 아버지도 경찰서로 달려와 정황을 물었지만, 경찰은 “버닝썬은 그런 곳이 아니다”라는 말만 했다. A씨 아버지는 “그쪽(MD)에서도 (딸) 멱살 한 번 안 잡고 그랬냐 하니까 정색하면서 ‘이 클럽(버닝썬)은 손님들 옷깃만 잠깐 스쳐도 해고당하는 곳이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A씨는 평소 주량보다 훨씬 적게 마셨는데 기억을 잃은 것이 이상하다며 마약검사를 요구했다. A씨는 “자기들끼리 계속 ‘이상하다, 애매하다’라면서 한 형사가 달려와 ‘아니다, 아니다’ 이러면서 탁 뺏어서 쓰레기통에 (테스트 결과)를 던졌다”고 주장했다.

A씨는 증거가 명백한 폭행 가해자라는 말에 더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하고 벌금 100만 원을 물었다.

‘마약 검사를 제대로 한 것이냐’는 SBS의 질문에 담당 수사관은 당시 이상하다고 한 것은 테스트기가 이상하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테스트기로 한 번 더 검사를 진행했지만 결과가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SBS가 당시 수사기록을 확보해 증거목록을 확인한 결과, 마약 검사를 했다면 기록을 남기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지만 마약 검사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또 수사 보고에는 ‘폭행이 발생한 클럽 내부 CCTV를 요구했지만, 자료가 삭제됐다는 답을 받았다’라고만 기록돼 있었다.

A씨는 사건 재조사를 요구하며 당시 강남서 담당 경찰 등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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