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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도형 기자] “경제민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경제활성화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엉뚱한 사람들이 열매를 가져가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겠는가”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
새누리당 내에서 경제민주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10일 다시 터져 나왔다. 정부와 여당 내 경제민주화 후퇴 기류에 당 내 소장파들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경제활성화와 경제민주화가 반대 가치가 아님을 역설하고 조화를 이루어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적극 강조했다. 또 향후 공개적인 행보에 나설 것임도 예고했다.
“대선 끝나자 ‘경제민주화 필요없다‘는 주장까지 나와”…불만 드러낸 與 소장파
이날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회장 남경필)은 국회에서 ‘경제민주화, 과연 경제활성화와 대립하는가’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모임 소속 의원들은 정부 정책에서 후퇴 기류가 완연해한 경제민주화에 대해 불만섞인 기색을 드러냈다.
당 내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꼽히는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저는 적어도 사람 사는 세상과 인간적 양심에 의해 (경제민주화를) 주장했다”며 “경제민주화가 안되면 경제활성화가 표면적으로 된 들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다른 의원들도 온도 차는 있었지만 아쉬운 발언을 쏟아냈다. 박대동 의원은 “경제민주화와 경제활성화는 극단적인 선택의 문제보다는 조화의 문제”라며 “성장을 위해서는 민주화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원론적인 방향에 대해 다 공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민 의원도 “경제민주화는 지금의 경제운영체계에서는 경제활성화가 이뤄질 수 없다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목소리”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는 주장도 나왔다. 모임을 이끄는 남경필 의원은 “올해에 자동차 부품 분야 일자리가 10만 개 가까이 늘었는데 그게 부품업체들이 외국업체들과 거래할 수 있게 하면서 일자리가 늘어난 것이라고 한다”며 “경제민주화가 경제활성화를 불러오는 가장 실질적인 사안이 바로 이것”이라고 강조했다.
“朴 정부 경제민주화 시작도 못한 채 실패의 길로”…연이은 쓴소리
토론회에 참석한 발제자들도 현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송희영 조선일보 논설주간은 “박근혜 정부는 그토록 경제민주화를 앞세워 오더니 경기가 풀리지 않자 재벌 총수들을 청와대로 불러 식사를 하며 달래고 외국 순방 때는 들러리로 함께 가달라고 아쉬운 부탁을 해야 했다”며 “다른 정권과 다른 것이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김상조 한성대학교 무역학부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는 시작도 못한 채 실패의 길로 들어섰다”며 “의도했건 안했던 간에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활성화 기조를 분명히 하면서 국민은 낙수효과 모델이 부활했다고 인식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한국 사회의 현 상황이 1997년 초와 너무나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며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일관성을 상실하면서 국민의 인내심을 마모시키고 있고 모두가 패배자가 되는 ‘죄수의 딜레마’ 구조를 만들어 버렸다”고 주장했다.
경실모는 경제민주화 정책 추진을 위해 공개적인 발언을 지속해 나갈 것임을 예고했다. 남 의원은 “이야기를 듣다 보니 대화를 좀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은밀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공개적이고 진지한 대화의 자리를 만들어서 (재계와) 어떤 것을 서로 오해하는지 직접 대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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