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DI, `통신 합병전망 보고서는 방통위 의중?` 논란

`통신시장 합병추세` 보고서 14일 발표
SK·LG 통신그룹 "어떤 의도냐" 민감
  • 등록 2009-05-12 오후 4:11:12

    수정 2009-05-12 오후 4:11:12

[이데일리 양효석 박지환기자]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통신업체들의 합병 추세를 전망한 보고서를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가 통신시장 합병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시장 합병은 기업자율 판단이지 정부가 유도할 사항은 아니다"는 입장이지만, 보고서를 작성한 곳이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라 업계가 민감해 하고 있다.

12일 방통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오는 14일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중장기 통신정책 방향 공청회`를 열고, 중장기 통신정책방향 보고서를 발표한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방통위가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로, 공청회를 마치고 방통위에 제출될 예정이다.

방통위는 KISDI 보고서를 바탕으로 중장기 통신정책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 보고서는 미래 통신시장이 융합·결합서비스 시장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개별시장을 주도하는 사업자들이 향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상대방 시장에 교차진입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다. 즉, 통신업체간 합병이 대세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때문에 이동통신·초고속인터넷·유선전화·인터넷전화·IPTV 등 역무별로 나누어진 현행 규제정책은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지적이다.

이와 관련 정완용 방통위 통신정책기획과장은 "네트워크가 고도화되고 통신시장 파이가 커질 경우 통신정책 방향을 어떻게 가야 할지에 대한 연구방안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연구보고서 발표와 공청회가 이뤄지는 것"이라면서 "통신업체들의 대형화는 기업의 자율사항이지, 정부가 유도할 성격은 아니다"고 말했다.

염용섭 KISDI 박사도 "통신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기업간 합병이 추세가 될 수도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 되면 정부가 합병을 원하는 기업의 발목을 잡으면 안되는 것이며, 이 차원에서 볼 때 합병과 관련 기업자율성을 보다 많이 부여하는 것이 옳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는 방통위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합병이라는 통신시장의 방향성을 제시할 경우, 시장은 규제기관의 눈치를 보며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통신업체 관계자는 "KT-KTF 합병 이후 통신시장이 인수합병을 통해 대형화로 갈 것이라는 분위기는 늘 있어 왔지만, 막상 정부측에서 그러한 시장전망을 발표한다면 SK텔레콤(017670)LG텔레콤(032640) 계열 통신기업들이 받아들이는 느낌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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