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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증권업계는 연기금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 내부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했고, 금융당국도 적격기관투자자시장(QIB)이나 코넥스 등 창조금융 활성화에 연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사진)은 29일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예탁결제원 등 11개 증권 유관기관장과 함께 한 ‘합동 자본시장 간담회’에서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이 엄청난 자산을 갖고 있는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려 한다”며 “연금 자산을 자본시장 쪽으로 끌어오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금융당국 입장에선 정부 시책에 노후자금을 동원하려 한다는 여론의 비난도 부담이지만, 벤처·중소기업에 직접금융을 지원할 마땅한 주체가 없다는 점이 고민이다. 이에 관계기관들의 힘을 모으기에 나선 것이다.
박경서 기업지배구조원장은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 자금이 자본시장에 원활히 유입되게 하려면 사모펀드(PEF)나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과 지침 마련 등 정부의 역할도 강조했다. 신 위원장이 부임 후 처음으로 증권 관계기관과의 대화에 나선 만큼 장기세제혜택펀드 도입을 포함한 다양한 지원책들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국민연금이 난색을 표시하고 있어 정부 부처간 의견 조율 작업은 넘어야 할 산으로 평가된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선 우리금융지주(053000)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005940)을 특정 금융지주사에 매각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김형태 자본시장연구원장은 “우리투자증권을 KB금융 등 특정 금융지주사에 매각하는 것은 금융지주사에겐 좋은 일이지만, 증권산업을 위해선 그렇지 않다”며 “새로운 증권시장 참여자를 만들고 해외 진출에 나설 수 있는 방향에서 매각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