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올해도 전력난 피하기 어려울 것"

최악 고비는 올 여름과 지난 겨울로 의견 갈려
"지난해보다 상대적으로 상황 완화..안심할 수준은 아냐"
  • 등록 2013-04-22 오후 4:44:56

    수정 2013-04-22 오후 4:47:43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전문가들은 올해도 역시 전력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데 대체적으로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최악의 고비가 올여름일 것이라는 의견과 이미 지난겨울로 지나갔다는 전망이 엇갈렸다.

오정근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전력이 없어서 공장을 짓지 못하고 전력부족으로 제조업 유치를 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공장이 지어지면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전력수급이 올여름에도 불안한 상태라는 것이다. 해마다 전력난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 오 교수의 지적이다.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 수급 상황을 주시하는 모습(이데일리DB)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 역시 “무더위를 대비해 발전소 점검에 들어가는 5~6월이 문제”라면서 “내년은 발전소 신규 가동 등으로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지만 올해까지는 위태한 상태가 지속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미 최악의 전력난이 지난겨울로 지나갔다는 의견도 상당했다. 이미 수차례 전력난을 겪으면서 정부의 대응이 이어진데다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수요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는 것이다.

정한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철강산업 쪽 설비확장이 줄어드는 등 지난해에 보다 좀 더 여유로워졌다”면서 “이번 여름만 잘 넘기면 내년부터는 전력난이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수요증가세가 꺾인 것은 물론 공급 측면에서도 새로운 설비가 추가되면서 여력이 생길 것이라는 의견이다. 정 위원은 “수요관리 정책은 여전히 이어지겠지만, 지난해 여름이나 겨울처럼 강도 높은 대책까지는 나오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조성봉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역시 “설비가 많이 늘어난 만큼 이번 여름은 지난해보다 상황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도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상황이 개선된 것일 뿐, 여전히 안심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다. 게다가 앞으로 전력난은 전력 생산량 부족이라기보다는 생산된 전기를 보낼 수 있는 송·배전시설의 부족 때문에 발생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발전소보다는 송전탑 등의 건설이 난항을 겪는 데 따른 문제가 발생하리라는 것.

유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 전력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결국 수요를 억제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면서 “하지만 이것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만큼 결국 정부 차원의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관련기사 ◀ ☞ 해마다 반복되는 전력난 대비책은 ☞ 올여름 '블랙아웃' 두렵다 ☞ 여름 원전에 달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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