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씨는 “평소 집에서 가까운 여의도에서 자주 친구들을 만나는 편”이라며 “만약 그 시간 사건 장소에 있었다면,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었단 생각에 등골이 서늘하다”고 말했다.
전직장 상사에 대한 보복을 위해 22일 오후 7시16분부터 시작된 김모(30)씨의 묻지마 흉기 난동사건으로 국회의사당과 각 정당, 금융회사가 밀집한 여의도 일대는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김씨가 흉기를 휘두른 현장은 국회도서관 맞은편에 있는 렉싱턴 호텔 인근 제과점 앞이었다. 평소 퇴근시간이면 수백명의 여의도 직장인들이 분주히 오가는 곳이다.
김씨의 아내는 흉기난동 사건을 인터넷에서 접하고, 여의도에 있는 남편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불안감에 쉽싸인 아내의 전화를 2시간여만에 받은 김씨는 당분간 술자리를 줄이고 귀가시간을 앞당기겠다는 약속을 해야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이런 묻지마 범죄는 평소 소외되고 불만이 많던 사람이 범죄라는 벽을 뛰어넘으면서 발생한다”며 “일단 한번 넘고 나면 그 이후에는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관계없는 사람에게까지 폭력을 행사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