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내년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 있지만..한은이 동결할 것

'2016 경제·금융·산업 전망' 발간
韓·美 10년물 국채금리 역전 지속 예상
  • 등록 2015-12-23 오후 12:49:05

    수정 2015-12-23 오후 12:49:05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산업은행은 내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 현 수준에서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 여건만 보면 금리 인하 필요성이나 여력이 충분하지만 물가상승, 자본유출 우려에 한은은 매파적(성장보다 물가 중시) 태도를 취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은행은 23일 발간한 ‘2016 경제·금융·산업 전망’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내년 중 1.5%로 동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질국내총생산(GDP)이 여전히 잠재GDP 수준을 밑돌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이 있다고 내다봤지만 한은의 과거 사례를 감안할 경우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산은의 전망이다.

산은은 “물가와 가계대출 측면에서 금리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로 2012년 11월 이후 한은의 물가안정목표(2.5~3.5%) 하단을 하회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지는 내년에는 물가상승률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2%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내년 물가상승률을 1.4%로 전망했다.

사상 최저 금리 인하로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했지만, 내년부터 원칙적으로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매월 원금과 이자를 나눠 갚도록 하면서 빚 상환 부담이 늘어남에 따라 향후 금리를 내리더라도 가계부채가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예측했다. 또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가 다소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분에는 전세가 월세로 대체되는 주택시장 구조 변화로 임대인의 전세보증금 반환을 위한 대출과 임차인의 전세보증금 대출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고 산은은 설명했다. 미국, 일본, 유로존 등 선진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통화정책이 여전히 긴축적으로 운용되는 부분도 금리 인하가 가능한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산은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실제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예측했다. 산은은 “한은은 2012년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정부와 시장의 거센 요구에도 기준금리 인하는 매우 더디고 신중하게 이뤄졌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 하단을 장기간 이탈했는데도 물가안정목표 수정에도 인색한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에도 가계부채 규모, 주택가격 상승, 국제유가 하락세 진정에 따른 물가상승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로 한은은 매파적 태도를 견지해 금리 동결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 또는 금리 인하를 가로막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과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 역전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기준금리 인상압력이 높은 반면, 우리나라는 펀더멘탈상 인하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산은은 “통상 시장금리는 명목금리로 실질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의 합으로 정의되는데 한 나라의 시장금리가 높다는 것은 경제활력이 높다는 의미”라며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미국보다 낮아 양국간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 금리 역전은 인구, 실물경제 등 구조적인 차이에서 발생해 향후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기준금리 측면에서도 우리나라가 펀더멘탈상 인하요인이 있다면 미국은 인상 압력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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