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금융지원 의존도 낮아져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보고서에서 “9월 위기설과 같은 과도한 우려가 지속될 경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며 자기실현적 예언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선 중소기업·소상공인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는 9월말 이후 종료되지만 금융권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은 제한된다는 평가다. 이 조치는 코로나19 팬데믹이었던 2020년 4월부터 시행됐고 작년 9월 5차까지 연장됐다. 당시 해당 조치가 폐지됐을 때 연착륙할 수 있는 방안까지 마련된 상황이다. 올 9월 종료를 앞두고 있지만 상환계획서에 따라 유예된 원금, 이자를 2028년 9월까지 5년간 분할 상환할 수 있어 채무상환 지원은 실질적으로 2028년까지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서울 핵심지 PF 만기 연장 실패…투자심리 냉각
9월 위기설의 또 다른 근원지는 부동산 PF다. 9월과 10월 만기도래 PF 유동화 증권 규모는 각각 11조100억원~14조8000억원, 9조5000억원~9조6000억원 규모다. 이들은 통상 만기가 3개월로 차환을 통해 기존 증권을 갚고 신규로 빚을 내는 방식이기 때문에 차환이 얼마나 잘 되느냐가 관건이다. 그런데 최근 청담동 프리마 호텔부지 개발 사업 브릿지론 4640억원이 차환에 실패했고 용산 상업시설 개발사업 500억원이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났다. 서울 핵심 지역에서 만기연장이 실패하면서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이럴 경우 유동화증권에 신용공여를 한 증권사, 건설사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신용공여 규모가 제일 큰 롯데건설(4조6000억원)의 9월 만기 도래 규모는 1조7000억원에 달한다. 현대건설(3조9000억원)은 1조3000억원이 9월 만기 도래된다. 증권사의 경우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의 9월 만기도래분이 각각 1조600억원, 1조500억원으로 가장 많다. KB증권과 메리츠증권은 10월, 11월 만기도래분이 많은데 만기 구조가 비교적 장기다.
증권사 PF익스포져의 상당 부분도 만기연장에 성공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만기 도래된 증권사 PF 익스포저 5조2000억원의 73%인 3조8000억원이 만기 연장을 진행했다. 브릿지론 사업장이 3조7000억원 중 3조원, 본PF 1조5000억원 중 8000억원이 만기 연장됐다. 만기 연장시 최소한 시장에서 우려하는 ‘9월 위기’처럼 당장의 유동성 리스크가 일시에 터질 가능성은 낮다.
정 연구원은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면 우량 사업장일지라도 차환발행에 차질을 겪을 수 있다”며 “고금리 장기화 및 지방, 투자용 부동산 수요의 미진한 회복세를 고려할 때 PF경계감을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나 과도한 우려가 지속될 경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PF ABCP 유통 금리는 주간 기준 A2급이 11.8%까지 상승했다. A3급 8.62%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시장 심리 위축으로 A3등급에선 일부를 제외하고 거래 체결 자체가 어려워 평균 유통금리 산출시 왜곡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정 연구원은 “8월 A2급 월간 평균금리는 6.9%, 거래량은 2조5000억원으로 전년동월 각각 4.06%, 5조3000억원과 비교해 거래량이 절반을 하회하는 반면 금리는 약 290bp 상승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