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지향가치는 △온전한 자아 △안전한 향유 △지속가능한 번영 등으로 메타버스와 관계를 맺는 △개인적 △사회적 △시간적 영역에서 추구해야하는 가치다. 이를 뒷받침하는 △진정성 △자율성 △호혜성 △사생활 존중 △공정성 △개인정보보호 △책임성 등 8대 실천원칙은 각 주체별 이행방안을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메타버스 윤리원칙’은 규제나 법이 아닌, 강제력 없는 연성규범인만큼 다소 모호할 수밖에 없다. 다만, 현실의 규율체계를 가상공간에서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는 만큼 이 원칙들이 향후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에 있어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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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서울 용산 메타버스 전문기업 베넥트에서 ‘메타버스 경제 활성화 민관 TF’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메타버스 윤리원칙’(안)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한 ‘메타버스 윤리원칙’(안)은 업계, 전문가, 관계 부처의 심층 의견 수렴 후 오는 28일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문아람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박사는 이날 TF회의에서 ‘메타버스 윤리원칙’(안)의 처음 접근 방식, 수정 과정 등을 상세히 소개하며 최종 수정안을 직접 발표했다. 문 박사는 “국내 메타버스 윤리연구 동향 분석부터 설문을 통한 각계 의견 수렴 등의 과정을 거쳤다”며 “메타버스 이용자 등이 이해하기 쉬운 표현, 실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표현과 내용 등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메타버스 윤리원칙’(안)은 가장 상위에 △온전한 자아 △안전한 향유 △지속가능한 번영 등 3대 지향가치를 두고 있다. 우선 ‘온전한 자아’ 가치는 메타버스 속 가상 자아의 가치와 역할이 현실과 간극이 커질 수밖에 없는만큼, 현실 자아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한다. 즉 메타버스 속에서 현실 자아의 정체성 혼란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안전한 향유’는 메타버스 경험을 온전히 향유하기 위해선 생태계 참여하고 활동하는 것이 안전하고, 참여자가 신체적·정신적·경제적 침해를 받지 말아야 한다는 게 골자다. 참여자 모두가 향유의 즐거음을 누려야 하고,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을 방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더불어 마지막 ‘지속가능한 번영’ 가치는 메타버스의 혜택이 미래 세대에도 이어져야 한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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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대 실천원칙은 3대 지향가치를 이행 측면에서 구체화 했다. ‘책임성’의 경우 미래 세대를 위한 노력을, ‘포용성’은 다양성의 존중과 접근성 증진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는 메타버스 속 정보 주체의 권리 보호, ‘공정성’은 창의적 역량을 발휘하기 위한 차별없는 기회 부여를 의미한다.
또한 ‘진정성’의 경우엔 자아 실현을 위한 진실한 노력, ‘자율성’은 능동적·자발적 참여를 뜻하고, ‘호혜성’은 협력적 상호작용 노력, ‘사생활 존중’은 단어 그대로 사적 영역의 존중을 담은 원칙이다.
이번 ‘메타버스 윤리원칙’(안)은 법적 강제력 없는 연성규범이다. 메타버스 개발자, 운영자, 이용자(창작자)들이 자발적으로 신뢰도 높은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적용하는 원칙일뿐이다. 일종의 규범이어서 표현과 기준 등이 모호할 수밖에 없고, 일정 상황에서는 현장의 판단에 따라 생각해야 하는 부분들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런 윤리원칙이 필요한 것은 메타버스 속 가상 자아를 대상으로 하는 비윤리적 행위, 디지털 격차, 사생활 침해 등의 역기능들이 이미 발견되고 있고,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선제적으로 메타버스 시대의 윤리원칙을 만든 것은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자발적 가이드라인 측면에서 의미 있다는 평가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최근 메타버스 빅테크 기업들의 인력감축, 투자조정 등에서 보듯이 신산업 성장초기에는 항상 긍정론과 부정론이 같이 제기된다”면서 “이런 시기일수록 한 발 앞선 규제개선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통해 우리 기업의 세계 시장 선도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