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美서 온실가스 배출 목표 2년 연속 달성못해

RV 판매 비중 확대로 이산화탄소 배출 늘어
현대차는 목표 초과 달성
  • 등록 2016-11-17 오전 10:27:02

    수정 2016-11-17 오전 10:27:02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기아자동차(000270)가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온실가스 배출 기준을 2년 연속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EPA가 발표한 ‘승용차 온실가스 배출 기준’ 보고서에 따르면 16개 업체 중 기아차와 메르세데스,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이 이산화탄소 배출량 목표를 만족하지 못했다. ‘디젤 게이트’로 조사를 받고 있는 폭스바겐은 이번 보고서에서는 제외됐다.

2015년형 기아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마일당 평균 259g으로 집계됐다. 이는 EPA가 제시한 목표치 247g/mi를 12g 초과한 수치다. 메르세데스와 FCA는 목표치보다 각각 3g, 11g씩을 충족하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10년 온실가스 감축과 연비 개선을 목표로 한 새로운 규제안을 발표했다. EPA는 이후 매년 완성차 업체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조사하면서 업체마다 전년 대비 향상된 목표치를 설정하고 있다. 이를 초과한 업체는 그만큼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사용해야 한다. 완성차 업체는 목표를 만족하면 남은 양의 배출권을 적립할 수 있고 반대로 부족하면 다른 업체로부터 살 수도 있다.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는 2013~2015년 약 340만Mg(메가그램)의 배출권을 FCA 등에 팔아 5억7900만달러(약 6600억원)의 수입을 얻기도 했다.

기아차는 2015년형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보유하던 배출권 중 약 164만Mg를 사용해 배출권이 817만Mg로 줄었다. 지난 2014년형 조사에서도 목표치에 미달해 배출권을 사용한 바 있다.

기아차가 배출 기준을 맞추지 못한 건 최근 미국에서 레저용 차량(RV) 판매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RV는 승용차보다 무거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다. 기아차에 따르면 미국 판매에서 RV 비중은 2014년 27.6%에서 올해 1~9월 37.9%로 늘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산업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EPA 목표치보다 7g 낮은 267g/mi로 집계됐다. 현대자동차(005380)는 배출량이 244g/mi로 EPA 목표치보다 5g 낮아 기준을 충족했다. 테슬라는 목표치보다 282g을 덜 배출했다.

2015년형 각 사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목표치. EP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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