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니위니 팔았지만…이랜드그룹, 신용등급 올리기엔 역부족

신평사들 "이랜드리테일 IPO 성사돼야 신용도 개선 기대할 수 있어"
  • 등록 2016-09-02 오후 12:46:39

    수정 2016-09-02 오후 12:46:39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이랜드그룹이 티니위니의 중국 사업권을 1조원에 매각하는 등 자구계획 중 일부를 이행했지만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기업 신용등급이 오를 정도로 재무구조가 개선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킴스클럽 매각이 철회된 만큼 내년도 이렌드리테일 기업공개(IPO)가 성사돼야만 신용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2일 이랜드그룹은 이날 오전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티니위니의 중국 사업권을 중국 패션회사 V-그라스에 1조원에 매각하는 내용의 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 대금 확보로 이랜드그룹의 부채비율은 지난 6월말 기준 295%에서 200% 초반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티니위니 매각이 성사되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효과는 있지만 그룹의 신용등급을 올리거나 현재 ‘부정적’으로 부여된 신용등급 전망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NICE신용평가는 그룹 내 지주회사 격인 이랜드월드와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이랜드리테일의 신용등급을 모두 ‘BBB 부정적’으로 매기고 있다. 2단계만 등급이 하락하면 투기등급(BB+ 이하)으로 떨어질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랜드월드의 신용등급 상향 조건으로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순차입금을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차감전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값이 5.5배 미만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랜드리테일도 연결 재무제표 기준 EBITDA를 매출액으로 나눈 값이 13%를 웃돌고 수정순차입금을 자산총계로 나눈 값도 40% 이하여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티니위니 매각으로 확보된 1조원으로 순차입금을 줄이더라도 신용등급 상향 조건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애초에 계획된 킴스클럽 운영권 매각이 무산된 것도 신용도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이랜드그룹 재무구조 개선의 핵심은 이랜드리테일의 IPO 여부가 될 전망이다. 정혁진 한신평 수석 연구원은 “킴스클럽과 티니위니 매각이 모두 성사되더라도 원리금상환능력 면에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이랜드리테일 IPO는 수익창출력을 유지하면서 자본 확충과 차입금 축소가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규진 이랜드차이나 인수합병(M&A) 총괄임원은 “이랜드리테일 IPO는 올해까지 예비 심사를 진행한다”며 “티니위니 매각으로 급한 불을 껐기 때문에 예전처럼 급하게 진행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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