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현정 기자] 김승유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이
외환은행(004940) 인수
방침을 발표한지 1년2개월 만에 외환은행 노조와 직접 무릎을 맞댔다. 일단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는 성공했지만 양측간 이견차가 적지 않아 합의점에 이르기까지는 산넘어 산이다.
지난 6일 오후 서울시내 모처. 김 회장이 윤용로 외환은행장 내정자, 하나금융 실무자들을 배석한채 김기철 외환은행 노조위원장과 협상테이블에 앉았다. 을지로 사거리를 두고 멀지 않은 곳에서 오랜 기간 대치한 터라 분위기는 `예상대로` 무거웠다고 한다.
외환은행 인수 지연으로 1년 넘게 마음고생이 심한 김 회장, 숨가뿐 해외일정을 마치자 마자 협상 테이블에 앉은 윤 내정자, 1년 넘게 이어진 시위와 파업으로 수척해진 김 위원장 모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는 전언이다.
김 회장이 우선 외환은행에 대한 전반적인 경영방침을 설명하며 이해를 구했다고 한다. 약속대로 인위적인 구조조정 계획은 없고 투뱅크체제로 운영하겠으며 하루 빨리 두 은행이 합쳐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변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투뱅크 체제를 유지한다고해도 1년 만에 끝나면 무슨 소용이냐. 우리는 우리끼리 가겠다”라며 외환은행 독립경영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결국 김 회장은 외환은행의 독립경영 기간을 구체적인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외환은행 행명의 존속 여부, 경영·재무ㆍ인사 부문에 대한 독립성 정도에 대해서도 이견차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나금융이 내주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인 시너지추진단에 대해서도 외환 노조측은 “합병 전제하에 구성된 것으로 성실한 대화의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일단 김 회장과 김 위원장은 오는 17일까지 매일 대화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분위기상 양측이 합의에 이를지는 불투명하다.
김 위원장은 다음날인 7일 기자들과 만나 "주어진 기간동안 대화를 계속 하겠지만 이견 차이가 워낙 크다"며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파업을 비롯한 모든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신청을 한 노조는 조정 기간인 17일까지 만족할만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18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승유 회장은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제 막 대화를 시작한 터라 양측 입장에 거리감이 있는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앞으로 계속 대화를 해나가면 거리감을 좁혀나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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