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발레·자이브… 뮤지컬 무대는 ‘춤의 향연’

‘리버댄스’·‘포에버 탱고’ 등
세계적 댄스뮤지컬 줄줄이 공연
  • 등록 2010-02-10 오후 4:09:00

    수정 2010-02-10 오후 4:09:00

[경향닷컴 제공] 무대에 ‘춤바람’이 한창이다. 탱고, 발레, 자이브, 스윙댄스, 재즈댄스….

댄스뮤지컬로 간판을 내건 작품들이 봇물을 이룬다. 춤의 장르와 표현 방식도 개성이 넘친다.

▲ 아일랜드 전통 탭댄스의 정수를 보여주는 ‘리버 댄스’. 내한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월 공연한 <컨택트>에 이어 오는 3월 <리버댄스>와 <포에버 탱고>, 5월 매튜본의 <백조의 호수>, 8월 <빌리 엘리어트> 등 전 세계적으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굵직한 작품들이 잇따라 국내 팬을 만난다. 여기에 창작 댄스 뮤지컬 <올댓 재즈>도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공연 중이다.

뮤지컬의 3대 요소는 연기, 노래, 춤이다. 하지만 춤을 강조한 작품은 그리 많지 않았다. 특히 연극인이 주축이 돼온 국내 뮤지컬은 연기 중심의 드라마가 우선이었다. 춤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 올해 유난히 많은 것과 관련,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씨는 “관객을 유인할 신선한 콘텐츠를 찾던 국내 뮤지컬 프로듀서들이 내세운 대안이 댄스뮤지컬”이라고분석했다.

무용을 강조한 작품인 만큼 적잖은 작품의 연출자는 안무가 출신이다. <컨택트> 연출·안무의 수잔 스트로만과 <백조의 호수> 연출·안무의 매튜 본, 그리고 창작뮤지컬 <올댓 재즈> 연출·안무의 서병구는 연출자에 앞서 안무가였다. 뮤지컬 평론가 조용신씨는 “밥 포시를 비롯해 뉴욕 브로드웨이와 런던 웨스트엔드에는 1970년대 이래 안무가 출신이 뮤지컬 연출가로 데뷔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면서 “특히 새천년을 앞둔 90년대 중후반에는 댄스뮤지컬이 하나의 큰 흐름을 형성했다”고 말했다.

3월 선보이는 <리버댄스>와 <포에버 탱고>는 매혹적인 선율과 전문 무용수들의 정교한 댄스로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쳤다. 국내 초연인 <리버댄스>는 <로드 오브 더 댄스> <스피릿 오브 더 댄스> <갤포스 댄스> 등에 동기 부여를 한 오리지널 작품이다. 50여명의 댄서들과 라이브 연주자들이 극을 완성한다. 물이 강이 되어 바다와 만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고, 아일랜드 전통 탭댄스뿐 아니라 플라멩코, 러시아 민속무용 등 세계 각국의 무용이 적절히 조화돼 있다. <포에버 탱고>는 지난 1999년 예술의전당 초연 이후 두 번째 내한공연. 아르헨티나가 낳은 걸출한 첼리스트인 루이스 브라보에 의해 97년 제작됐다. 7쌍의 남녀 탱고 댄서들이 가수, 피아노, 콘트라 베이스, 4명의 현악 세션 등 11명의 오케스트라와 만드는 탱고의 향연이다.

뮤지컬 배우가 아닌 전문 무용수가 출연하기는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도 마찬가지. 2003년 이래 4번째 내한공연을 하는 이 작품은 매번 전석 매진의 화제작이다.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원용하여 만든 가슴 시린 심리 드라마. 깃털 바지에 근육질의 상체를 드러내고 백조로 분한 남성무용수들의 관능적이고 역동적인 군무는 이 작품이 내포한 동성애 코드와 함께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들 작품의 공통점은 대사 또는 노래가 거의 없거나 아예 없다는 점. 이 때문에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컨택트>가 토니상 후보로 올랐을 때도 “노래를 부르지 않는데 뮤지컬로 구분할 수 있느냐”는 평단의 격렬한 논쟁을 불러왔다. <백조의 호수>는 대사와 노래가 아예 없고 <포에버 탱고>는 보컬이 노래를 부르긴 하지만 대사는 없다. <리버댄스>에는 노래만 담당하는 가수가 출연하고 무대 뒤에서 낭독식 대사를 하는 배우가 별도로 존재한다.

반면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빌리 엘리어트>는 대사, 노래, 춤이 한데 어우러진 정통 뮤지컬에 가깝다. 다만 이야기 특성상 무용이 강조된다. 2005년 런던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2009년 토니상 15개 부문 최다 후보로 올라 10개 부문을 수상한 수작. 올 8월 공연은 라이선스 공연으로 최근 주인공 빌리와 친구 마이클 등의 최종 오디션을 마쳤다. 영국 북부 탄광촌을 배경으로 발레리노의 꿈을 키우는 소년 빌리의 이야기다.

안무가 서병구씨가 밥 포시를 기리며 만든 소극장 창작 뮤지컬 <올댓 재즈>는 밥 포시 음악에 창작곡들을 조화시켰으며 다양한 춤이 드라마와 함께 전개된다. 4개의 거울 등을 이용해 효과적으로 작은 무대를 활용한 감각, 그리고 주역을 연기한 문종원의 울림있는 가창력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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