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마이크론, 합병 재추진 이유는?

LG, 연매출 3조원 규모 종합부품업체 육성
주가상승으로 주식매수청구권 부담 감소

  • 등록 2009-04-02 오후 5:14:14

    수정 2009-04-02 오후 5:16:53

[이데일리 류의성기자] LG가 글로벌 부품소재 전문기업을 만들겠다는 카드를 다시 꺼냈다.

작년 말 유동성 부담으로 무산됐던 LG이노텍(011070)과 LG마이크론의 합병을 재추진하는 것. LG이노텍과 LG마이크론은 2일 이사회를 열고 양사 통합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LG는 전자계열사인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지원하는 연매출 3조원 규모의 대형 종합부품회사를 갖게 된다.
 
현재 LG이노텍은 휴대폰부품과 LED, 디스플레이부품사업을 맡고 있다. LG마이크론은 반도체소재인 리드프레임과 PCB(인쇄회로기판), 쉐도마스크 등 반도체 관련 부품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이번 합병 재추진과 관련 업계에선 향후 경기에 대한 LG의 전략을 엿볼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LG이노텍과 LG마이크론은 작년 말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금액이 예상을 웃돌아 합병계약을 해지했었다. 세계 경기가 불안한 상황에서 주식매수청구권 금액으로 과다하게 비용을 지출할 경우 유동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판단때문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합병을 다시 추진하는 것은 작년 말 상황과는 다르게 세계 금융 위기에 대한 우려가 일정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LG이노텍 관계자도 "부품소재사업이 현재 매우 중요한 시기인데다, 작년 말보다는 금융 리스크가 어느 정도 걷힌 것이 아니냐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작년말과는 달리 LG이노텍과 LG마이크론이 주식매수청구권에 대한 부담에선 벗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LG마이크론의 주가가 이미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보이는데다, LG이노텍이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LED 관련주로 부각되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합병기일까지 증시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지만 주가 측면에서는 주식매수청구권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보다 높은 상태에 있으면 현실적으로 주주들이 권리를 행사할 가능성은 낮다는 뜻이다. LG이노텍의 주식매수청구금액은 주당 6만5075원. LG마이크론은 2만9011원이다.

2일 증시에서 LG이노텍 주가는 장중 한때 7만37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7만2500원에서 거래가 정지됐고, LG마이크론은 3만4600원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 관련기사 ◀
☞LG이노텍-LG마이크론, 합병 재추진(상보)
☞LG이노텍, LG마이크론 흡수합병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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