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FP) |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원·달러 환율이 1220~1230원대에서 오래 머물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아래에서 안정된다면 지금 환율 수준이 고점이란 얘기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7일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국제유가 상단이 올라가면 환율 상단도 올라간다”며 “베이스 시나리오로 보면 국제유가가 150달러 아래에서 안정되면 환율이 1220~1230원대에서 오래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좀 더 사태가 악화돼 유가가 150달러를 넘어서서 200달러를 향해 간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환율이 1250원까지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 수석 연구위원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높아지는 상황은 미국의 물가상승 부담을 키우기 때문에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란 데 무게를 실었다. 정 수석 연구위원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더라도 사우디아라비아를 압박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을 강화하거나 이란 핵합의 등을 통해 원유 공급을 늘릴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란산 원유는 시장에 나오고 있지 않은데 핵 합의를 통해 원유 공급을 늘릴 경우 국제유가가 마냥 고공행진하긴 어렵다는 관측이다. 즉, 원유 수급 쪽에서 방향이 트이거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휴전 등의 이벤트가 발생해 유가와 환율 모두 상승세를 유지하긴 어렵다는 얘기다.
다만 환율은 상반기 내내 1200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측했다. 정 수석 연구위원은 “미국 통화정책이 남아있기 때문에 상반기 중에는 달러 강세 압력으로 1200원선에서 환율이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높아진 환율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상반기까진 1200원 위쪽 움직임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하반기에는 1200원 밑으로 빠질 전망이다. 정 수석 연구위원은 “하반기엔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1200원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미국 통화정책이 속도조절을 받을 수 있지만 잉여유동성을 축소하고 금융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통화정책 정상화는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