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분기 매출도 2012년 2분기(47조6000억 원) 이후 처음으로 50조 원 벽이 무너져 47조 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의 컨센서스인 매출 50조1604억 원, 영업이익 4조9416억 원보다도 낮은 수치다. 증권가에서 이미 삼성전자의 실적 급감을 예상했지만, 예상보다도 훨씬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가 비교적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을 전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망치를 하회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그동안 비정상적으로 고공행진을 지속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갑작스러운 실적 하락은 사업전략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하락 본격화…4분기도 전망 어두워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에 7조19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7분기 연속 이어졌던 영업이익 8조 원 벽이 무너졌다. 이후 한 분기 만에 다시 3조 원의 영업이익이 감소해 본격적인 실적 하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급감하면서 영업이익률 역시 3년 만에 한 자릿수대로 떨어졌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8.72%로 지난 2011년 1분기(7.7%)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양적?질적 측면 모두 쇼크가 이뤄진 셈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에 10조1600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분기 기준)을 기록한 지 불과 1년 만에 절반도 안되는 수준의 실적이 나타난 것은 어느 기업도 방심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삼성전자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정보기술(IT)·모바일(IM) 부문의 전망이 향후에도 어둡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3분기 실적 악화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며 “더 큰 문제는 4분기에도 회복할 만한 모멘텀이 약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이날 참고자료를 통해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 증가가 기대되지만 IM부문 사업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우려해 실적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실적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갤럭시’ 시리즈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사업이다.
회사측도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의 실적 악화가 전체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무선사업의 경우 스마트폰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판매량은 소폭 성장했다”면서도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이 줄고 옛 모델 가격 인하 등으로 인해 평균판매단가(ASP)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샤오미, 화웨이 등 스마트폰 제조사가 가격 경쟁력과 막강한 내수시장을 등에 업고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지난 2분기에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삼성전자를 끌어내리고 1위 자리에 올랐다. 8월에는 화웨이, 레노버 등 다른 제조사들도 삼성전자를 역전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해 공격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집행한 점도 3분기 이익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스마트폰 사업의 위기는 단순히 무선사업부에만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무선 제품 수요 약세에 따라 시스템LSI도 재고 조정 등으로 매출이 감소했으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도 물량 감소에 따른 가동률 하락 등으로 실적이 저하됐다.
문제는 4분기도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대화면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4를 예정보다 조기에 출시하면서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갤럭시S 시리즈보다 대량 판매되는 제품군이 아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 확대가 기대된다”면서도 “중저가 제품의 가격 경쟁이 더욱 심화되면서 IM부문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제품 차별화와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강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등 부품사업 확대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메모리 반도체, 4조원 마지노선 지켰다
일부 증권사에서 3조 원 후반대까지 전망했던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4조1000억 원으로 나타난 데에는 반도체 사업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계절적 성수기 덕분에 수요 강세가 이어졌다”며 “가격 안정화와 공정 전환에 따른 원가 절감으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잠정실적에서 사업부문별 실적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 일각에서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영업이익이 IM부문을 추월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리딩투자증권의 전망에 따르면 3분기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은 2조2720억 원으로 IM부문(2조2570억 원)을 앞선다. IBK투자증권은 2조1120억 원의 영업이익이 반도체 사업에서 발행해 1조8460억 원의 영업이익에 그친 IM부문을 제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반도체 사업의 고공행진이 지속되는 것은 D램, 낸드플래시 등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반도체 시장이 과점 체제(삼성전자, SK하이닉스(000660), 마이크론)로 재편돼 공급량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송명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스템LSI의 지속적인 부진에도 불구하고 PC 및 모바일용 D램, 낸드플래시의 ASP가 안정되면서 4분기에도 3분기보다 실적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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