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삼성전자‥`차이니즈 월`을 세우다

완제품과 부품 완전한 분리..고객사 불안감 해소
독립경영 완성위해 권오현 부회장 대표이사 선임 가능성
더욱 커진 이재용의 역할..균형과 조정 역할 맡을듯
  • 등록 2011-12-14 오후 5:21:00

    수정 2011-12-14 오후 5:24:09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삼성전자가 사실상 두 개의 회사로 나뉜다. 14일 조직개편을 통해 회사 안에 완제품과 부품간 `차이니즈월(Chinese wall)`을 세운 삼성전자는 전혀 다른 두 사업군을 두 개의 개별 회사로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중국의 만리장성을 일컫는 `차이니즈월`은 내부거래의 정보교환을 철저히 금지하는 정보방화벽을 뜻하는 용어다. 부품 공급사이자 완제품 제조사인 삼성전자로서는 두 사업군의 독립경영이라는 확실한 `차이니즈월`을 만들어 고객사들의 불안감과 우려를 해소시킬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내년 2월쯤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권오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 공동 대표체제의 `독립 경영`을 완성시킬 것으로 보인다. 회사 내에서 사업부간 시너지 강화· 고객관리· 이해관계 조정 역할을 맡는 이재용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의 `균형자`로서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최-권 투톱`의 삼성전자, 두 개의 개별회사로 운영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좌)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005930)는 이날 완제품과 부품조직을 각각 DMC(Digital Media & Communications, 완제품)부문과 DS(Device Solutions, 부품)부문으로 분리 운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최지성 부회장과 권오현 부회장은 각각 DMC부문, DS부문을 나눠 맡게 된다.   최 부회장이 이끄는 완제품 조직은 다시 CE(Consumer Electronics)담당과 IM(IT·Mobile)담당으로 양분되며, CE와 IT· 모바일의 책임자로는 윤부근 사장과 신종균 사장을 각각 사업책임자로 선임했다.

CE담당(윤부근 사장)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와 생활가전사업부, IM담당(신종균 사장)은 무선사업부, IT솔루션사업부, 네트워크사업부, 디지털이미징사업부 및 미디어 솔루션(Media Solution)센터를 각각 총괄하게 된다.

권오현 부회장이 맡는 DS부문의 경우 이미 지난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손을 댄 바 있어 변화보다는 `사업 안정화`에 주력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 왜 나눠지나

이번 조직 개편으로 삼성전자는 DMC와 DS 사업부간 완전히 분리돼 독립 체제로 운영된다. 삼성전자라는 한 울타리 안에 있지만, 사업부간 확실한 `차이니즈월`을 세운 것이다.

부품공급사이자 완제품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그 동안 부품 수요자인 고객사들로부터 자사의 영업기밀이 삼성전자 완제품 부문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 같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특히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TV 등 완제품 사업 부문에서 도드라진 성과를 거두면서 `튀어나온 못`으로 인식되자, 고객사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높아졌다.   게다가 8개월여간 애플과의 지리한 소송전을 치루면서 완제품과 부품부문이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야 했던 삼성전자는 `차이니즈월`의 필요성이 더 절실해 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발표하면서 "이번 조직개편으로 사업부문간 방화벽을 더욱 견고히 하고 부품 거래선과의 탄탄한 신뢰관계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권오현 부회장 대표이사 선임될 듯..`이재용 역할 주목` 두 개의 개별회사로 운영하겠다는 삼성전자의 방침은 고객사들의 우려와 불안감을 어느 정도는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사업부간 선긋기가 단지 형식적인 `가르마 타기`가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선 좀더 확실한 장치가 필요하다.    권 부회장이 내년 2월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에 선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객사들에게 확실하게 완제품과 부품간 `차이니즈월`을 각인시키기 위해선 각기 다른 대표이사를 갖추는 게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사업부간 시너지 강화· 고객관리· 이해관계 조정 등을 맡고 있는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 이재용 사장의 역할은 더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커다란 두 개의 회사로 나뉜 삼성전자가 성장 추진력을 갖고, 상호 협력하기 위해선 균형자로서의 이 사장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완제품-세트 어느 사업부의 의사결정에 대해서도 책임은 지지 않은 채, 사실상 두 명의 CEO 위에 군림하는 COO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용어설명 ▲차이니즈월(Chinese wall)= 업체 내 정보교류 차단 장치다. 차이니즈 월은 중국의 만리장성을 말하며 만리장성이 구획을 가르는 견고한 벽인 것처럼 내부거래의 정보교환을 철저히 금지하는 정보방화벽임을 의미한다

▶ 관련기사 ◀ ☞[마감]코스피, 이틀째 하락..`美FOMC 실망` ☞삼성전자, 완제품-부품 분리..`독립 경영` 공식화(상보) ☞삼성전자, LCD사업부장에 박동건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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