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1년’ 대기업은 늘었지만, 고용의 질은 나빠졌다

고용부, 2023년 고용형태공시 결과 발표
尹정부 1년간 300인 이상 기업 200개 늘어
대기업 근로자도 558만명 ‘육박’…고용의 질은 악화
10명 중 4명, 파견·용역이거나 계약직 근로자
  • 등록 2023-09-07 오후 2:38:00

    수정 2023-09-07 오후 7:20:02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윤석열 정부 1년간 근로자 수가 300명 이상인 대기업이 200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수도 558만명에 육박했다. 그러나 전체 근로자 10명 중 4명은 계약직이거나 파견 혹은 용역 근로자로 나타나 고용의 질은 오히려 나빠졌다.

0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해양수산취업박람회’에서 해군장병들이 채용정보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尹정부 1년간 대기업 200개 늘었다

고용노동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고용형태 공시 결과’를 발표했다. 고용형태 공시제는 300인 이상 기업이 기업의 고용구조를 공개하도록 하는 제도로 2014년부터 시행됐다. 기업들이 고용구조를 외부에 공개하도록 해 구조개선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올해 공시 결과는 지난 3월 말 기준이다.

공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이 3887개로 지난해보다 200개 늘었다. 300인 이상 기업은 보건복지(+50개), 건설업(+33개), 정보통신(+28개)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최근 5년간 300인 이상 기업 수는 2019년 3454개에서 △2020년 3520개 △2021년 3554개, △2022년 3687개 등으로 꾸준한 증가 추세다.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300인 이상 대기업이 늘어나면서 근로자 수도 늘었다. 이들 기업이 고용한 근로자는 557만7000명으로 지난해보다 31만1000명 증가했다. 근로자 수는 2019년 486만명에서 △2020년 497만2000명 △2021년 501만4000명 △2022년 526만6000명 등으로 대기업의 수에 따라 같이 늘었다.

정경훈 고용부 노동시장정책관은 “늘어난 300인 이상 기업을 들여다보면, 전통적인 제조업이 증가한 게 아니고, 보건복지업이나 건설업 기업들이 늘었다”며 “공시 대상 기업이 늘어난 건 고용의 규모 측면에서 긍정적 신호”라고 설명했다.

파견부터 기간제까지 고용의 질은 ‘악화’

그러나 고용의 질은 오히려 후퇴했다. 300인 이상 기업 전체 근로자 10명 중 4명(39.1%)은 파견·용역 근로자이거나 기간제근로자였다. 지난해(38.3%)보다 0.8%포인트 오른 수치다. 먼저 소속 외 근로자가 지난해보다 5만명(5.2%) 늘었다. 소속 외 근로자란 해당 기업의 사업장에서 파견·용역·사내 하청 등의 형태로 일하는 근로자를 뜻한다. 노동계에서 보통 ‘간접고용’이라며 비판하는 고용 형태다.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전체 근로자 대비 소속 외 근로자의 비중은 18.1%로 지난해(18.3%)에 비해 0.2%포인트 소폭 줄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소속 외 근로자 비중은 관련 통계가 만들어진 2014년(20.1%) 이후로 대체로 감소 추세였고, 2021년엔 17.6%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2년 새 다시 18%로 올랐다. 그만큼 기업들이 본사 직원을 늘리기보다 파견, 용역, 사내하청을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기간제와 단시간 근로자도 급증하고 있다. 기간제 근로자란 계약직·임시직·일용직처럼 근로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는 근로자를 뜻한다. 올해 기간제 근로자는 지난해보다 11만6000명이 늘었다. 전체 소속 근로자 대비 비중은 25.7% 지난해(24.5%)보다 1.2%포인트 증가했다. 대기업에 소속되어 일하는 근로자 4명 중 1명은 기간제 근로자라는 뜻이다.

단시간 근로자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단시간 근로자란 주 40시간을 일하는 통상적인 근로자보다 1시간이라도 더 짧게 일하는 근로자를 말한다. 올해 단시간 근로자는 지난해보다 3만명이 늘었고, 기간제 근로자 중 단시간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0%에 달했다.

정 정책관은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특성상 경제위기 상황이 오면, 정규직이 아닌 기간제 등을 조정해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올해 기간제 근로자가 늘어난 건 업종의 특성의 반영된 영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정 정책관은 “올해 공시 대상 기업에 대폭 늘어난 건설업은 업종 특성 자체가 공정 바뀌기 때문에 상시근로자 둘 수 없는 구조”라며 “청소나 경호, 운송 등 사업서비스업은 대기업에서 직접 고용하지 않고 용역으로 돌리는 경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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