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동반성장위원회가 ‘역 출구에서 반경 100m 이내’로 대·중견외식기업 출점 제한 가이드라인을 확정하면서 CJ그룹이 치명타를 입게 됐다. 사실상 CJ푸드빌의 주력 사업인 빕스를 더 이상 출점하지 말라는 선고다. 이로 인해 CJ푸드빌은 빕스를 필두로 한 외식 사업에 급제동이 걸리며 올해 계획 한 사업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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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계열사들도 실적 부진에 고전하고 있다. 그룹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CJ제일제당(097950)은 최근 실적 악화로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CJ제일제당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13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8% 감소했고, 매출액도 1조7974억원으로 5.1% 증가하는데 그쳤다.
CJ제일제당의 부진은 최근 몇 년간 회사의 이익을 책임져 온 바이오사업이 지지부진 한 것이 큰 원인이다. CJ의 라이신 사업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라이신 탓에 제대로 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1분기 국제 라이신 시세는 전년 대비 15% 정도 떨어졌다.
대형마트 규제로 인한 가공식품의 판매 부진 역시 CJ제일제당이 풀어야할 과제다. 이에 따라 수익성 개선을 위해 분말카레 사업을 철수하고 고춧가루 등 일부 부진한 사업의 추가 철수도 검토하고 있다.
CJ그룹이 대한통운을 인수하며 의욕을 보이고 있는 택배사업 역시 상황이 좋지 못하다.
CJ대한통운(000120)은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대비 60.6%나 줄어든 142억9000만원에 그쳤다. 대한통운 지분 인수 당시 CJ GLS가 차입한 4400억원에 대한 이자비용이 부담이 되고 있고, 최근까지 이어진 택배기사들의 파업으로 인한 차질도 불가피하다. 특히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상속 소송으로 관계가 악화된 삼성이 동남아 물류 대행을 모두 끊어 연 3000억원 이상 물량이 빠졌다.
만성 적자에 시달려온 CJ E&M(130960)의 경우 지난해 겨우 흑자 전환했지만, 올해 상황이 좋지 않아 곧 조직개편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그룹의 경영상황이 좋지 못한 가운데 오너까지 부재하게 된다면 경영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CJ그룹의 위기가 장기화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비자금 조성을 위해 탈세 등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이재현 CJ그룹 회장, 이미경 CJ E&M 총괄부회장, 이재환 CJ계열 재산커뮤니케이션즈 대표를 출국금지 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