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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지능이 높은 아이라도 학습해야 똑똑해질 수 있죠. 인공지능(AI)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학습할 데이터가 없으면 똑똑해지지 못하죠”
언어데이터 플랫폼 업체 ‘플리토(300080)’의 이정수 대표는 최근 서울 서초구 플리토 본사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언어 AI는 아직 초기 단계”라며 이같이 말했다. AI스피커나 음성인식, AI번역, 광학문자판독기술(OCR) 등 언어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가 상용화되고 있지만 “인간으로 보면 이제 말문이 열린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제 더욱 질이 좋고 다양한 언어 데이터가 필요한 단계에 들어섰다”고 했다.
인류와 함께 진화해온 언어체계를 AI가 아무리 똑똑하다고 한들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정확한 번역을 위해선 사람이 꼭 필요하다. 이 대표는 일례로 메뉴판 번역을 들었다. 제주도의 대표 음식인 ‘몸국’을 기계번역을 하면 ‘body soup’라고 번역된다. 이 같은 기계번역의 ‘오류’를 일일이 수정하고 외국인이 몸국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게 ‘gulfweed soup’로 바꾸는 것은 인간이 가진 집단지성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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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구글 번역, 네이버 파파고 등 글로벌·대기업 무료 번역 서비스가 나오면서 플리토의 경쟁력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이들 기업은 경쟁사가 아닌 협력사”라면서 “최근 시장의 가능성이 확인되며 더 많은 플레이어들이 참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플리토가 힘을 기울이는 또 하나의 영역은 전문번역이다. AI 시대가 오면 번역가라는 직업부터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플리토는 역설적으로 언어AI 시장이 개화하기 시작한 2018년부터 전문번역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 40여 명의 인하우스 번역가와 일하고 있다. 소설, 만화 등 사람의 감성을 건드리는 영역을 AI가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대신 플리토는 MTPE(기계번역 사후교정)이나 반복되는 고유명사 통일, 맞춤법 검수 등 번역작업이 더욱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언어는 고귀한 것이고 번역은 또 하나의 창작의 영역”이라며 “그 고귀함을 존중하며 사람들이 잘 소통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