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희영(62) 서울 용산구청장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며 보석 석방을 요청했다.
|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 1월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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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배성중) 심리로 열린 보석 심문에서 박 구청장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상당히 고령이고 참사 직후 충격과 스트레스로 불면과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치소 안에서 약을 처방받아 치료에 매진하고 있지만 부족한 상태”라며 “구속된 지 5개월이 넘었는데 이젠 자유로운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보석해달라”며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 구청장과 함께 보석 심문을 받은 최원준(59) 전 용산구 안전재난과장도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보석 석방을 재판부에 주장했다. 최 전 과장의 변호인은 “말단 공무원에게 책임을 물어 구속상태를 유지하는 게 맞는 것인가”라며 “현재 수사기관이 중요 문서도 모두 압수수색을 마친 상태인데다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도 없다”고 했다.
박 구청장은 이태원참사 당일 재난대응에 필요한 긴급지시 등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현장 도착시간과 재난 대응 내용 등을 허위로 기재한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최 전 과장도 참사 당일 현장 수습을 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박 구청장과 함께 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다음 주 이들의 보석 청구 인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