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여성 늘었지만 10명 중 4명이 비정규직

여성가족부·통계청 2016년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발표
임금근로자 중 여성 비정규직 비중 40.3% 남성 25.5%
여성 월평균 임금 178만 1000원 남성의 62.8% 수준 그쳐
이혼건수는 10만 9200건..20년 이상 부부가 10쌍 중 3쌍
  • 등록 2016-06-28 오후 12:00:00

    수정 2016-06-28 오후 3:06:31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6년 전 둘째 아이가 생기며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박지혜(39)씨는 얼마 전부터 다시 일을 시작했지만, 회사생활이 영 불만스럽다. 10년 가까운 사무직 경력에도 그녀가 얻은 일자리는 하루 4시간씩만 일하는 사무보조 일이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월급은 6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생활비에 보태고 나면 용돈 쓰기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여성근로자 10명 중 4명은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는 여성이 늘었지만 비정규직 중심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임금인 비정규직 비중이 높아지면서 여성 근로자의 평균 임금 수준 또한 뒷걸음질쳤다.

28일 여성가족부가 공개한 ‘2016년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여성 임금근로자(842만명) 중 여성 비정규직 비중은 40.3%(339만명)로 전년보다 0.3%포인트 늘었다.

2011년 여성 비정규직 비중이 41.7%를 찍은 이후 차츰 줄어 2014년 40% 이하로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여성 비정규직 근로자 규모는 인원수 기준 339만명이나 된다. 2010년 이후 최대치다.

반면 남성 비정규직은 해마다 줄고 있다. 남성근로자(1081만) 중 비정규직 규모는 276만명으로 25.5%에 불과했다. 전년과 비교해 0.3%포인트 감소했다.

여성 임금 현황(표=고용노동부 제공)
여성 비정규직 증가는 여성 임금 수준 하락으로 이어졌다. 1인 이상 사업체의 여성 월평균 임금은 지난해 178만 1000원으로 남성 임금의 62.8% 수준에 그쳤다. 남성 근로자가 283만원 받을 때 여성 근로자는 178만원만 받는 셈이다. 이마저도 전년(63.1%)보다 0.3%포인트 줄었다.

최문선 여가부 여성인력개발과장은 “여성 비정규직 근로자 중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47.7%를 차지하고 있다”며 “시간제 일자리의 경우 워낙 짧게 일하다 보니 임금이 적어 전체적인 여성 임금 하락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한국의 총인구 5080만 1000명 중 여성인구는 2542만 1000명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남성인구(2538만명)를 추월했다. 저출산 고령화가 빨라지면 남성보다 수명이 긴 여성인구가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올해 50~60대 여성인구는 1990년보다 약 2배, 70대 이상에서는 약 3배 정도 증가해 고령층으로 갈수록 증가 폭이 커졌다.

2015년 기준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30세였다. 1990년 24.8세에서 해마다 늘며 처음으로 30대를 기록했다. 초혼부부의 총 혼인건수 23만 8300건 중 여성이 연상인 부부는 3만 8900건(16.3%)으로 동갑내기(3만 8200건·16.0%) 보다 7000건 더 많았다.

같은해 이혼건수는 10만 9200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20년 이상 함께 한 부부’의 이혼 비중은 29.9%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4년 이하 함께 한 부부(22.6%) △5~9년(19.1%) △15~19년(14.8%) △10~14년(13.6%) 등이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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